34화
나는 평범하고 행복한 삶이란
그리 대단한 삶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에겐 평범한 일조차
허락되지 않은 날들이 많았으니까
그중 하나인 집 앞에 길 걷기
온몸이 온통 긴장해서 걸음걸이에
온 신경을 쓰느라 머릿속은 터질 것만 같았고
사람들 눈치 보느라 온 신경이 고통스러웠다
이제는 평범하게 걸을 수 있는 나날들이 많아지면서
삶의 사소함에 더욱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푸르른 생명이 돋아나는 봄과
생명이 에너지를 얻는 계절인 여름과
비록 짧아지고 있지만
그동안 낡아버린 것들은 새로운 생명이
다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오래된 것을 떨어뜨리고
다시 그 새 생명들을 위해
거름이 될 재정비를 하는
붉고 노란 풍경을 볼 수 있는 가을과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서 귤을 까먹으며
따뜻함에 추운 몸을 녹일 수 있으며
그 핑계로 꼼지락거릴 수 있고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는 새하얀 겨울의 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계절인 겨울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오랜 세월 반복 되어온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건강한 폐로 세상의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고
평화로운 숨을 내뱉을 수 있고
멀쩡한 두 다리로 걷고
멀쩡한 두 팔로 사랑하는 사람을 안는 것
사랑하는 가족들이 존재하는 것
날씨가 좋아서,
노을 질 때 보라색 하늘이 아름다워서,
밤하늘에 달빛이 예뻐서,
그 핑계로 사진을 찍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정한 안부를
전할 수 있다는 것들 모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