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보내며

선물

by 이땡은

개인적으로 2025년 한 해 동안 나는 무언가 준비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뭐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지난 1년간 펼쳐온 것들이 미래에 발생할 많은 사건들의 씨앗이 되어줄 거 같다.

책도 열심히 읽었고, 일기도 쓰고, 조금씩이지만 러닝도 했고, 너무 가볍지만은 않은 인간관계를 형성해서 조금은 더 의미 있는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처음 보는 세상, 처음 보는 세계관도 접했고 수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구경했다. 반대로 사기도 좀 당해봤고 내가 당하지 않았으나 너무 분해 울분이 들끓던 일들도 있었다.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찍어 먹어보고 뱉어보고 뱅글뱅글 우당탕탕 한 한 해였던 듯하다. 뿌듯하면서, 크게 보이는 결과가 없는 것에 한심스러우면서, 이제 시작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착잡함과 기대감이 동시에 든다.

안정감 있는 삶을 거부했던 그 어느 날의 내가 바라왔던 삶이 사실 이거 아니었을까. 그때 막연히 바랐던 모습이 지금의 나라면, 지금 내가 막연히 바라고 있는 모습도 내 미래에 있는 걸까? 이 숨 막히는 조급함을 버린다면 손아귀에 잡히는 것이 무엇도 없는 듯한 이 느낌 또한 맛있게 음미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좋겠다.

얼마 남지 않은 2025년. 남은 4분기 동안에는 무얼 먼저 시작해 볼지 정리가 되면 좋겠다. 내가 가졌지만 아직은 보이지 않는 것. 그중 하나에 형태를 부여하고 싶다. 그 하나를 둘로 늘리고, 둘을 셋으로 늘려 나를 감싸줄 이 잎사귀들이 보다 풍성해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삶이라는 선물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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