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나는 어른이 되었다.
나는 엄마를 이해하지 않기로 했다.
아주 오랜 세월,
엄마는 내게 차마 드러낼 수 없는 비밀 같은 아픔이었다.
엄마라는 말이,
나를 상처 입힌 가장 익숙한 칼날 같아서.
때로는 원망했고,
오래도록 잊은 척하며 살기도 했다.
차라리 고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
" 나는 절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 "
이를 악물고 살아온 나였지만,
이제는 아이를 품은 ‘엄마’가 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엄마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조그만 아이를 두고,
그렇게 떠날 수 있었을까.
그 질문이,
나를 엄마의 시간 속으로 데려갔다.
엄마도 누군가의 딸이었을 텐데,
그 아이는 어떤 꿈을 꿨을까.
이 글은 그녀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녀를 따라가다 보면,
내 안의 상처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마침내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말보다 고요했던 여자, 명순.
나는 이제,
그녀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보려 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녀에게서 나로 이어지는,
잊히지 않을 기록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