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 Top3

by 나루

파리에서 3일간 머무르는 동안 당일치기 근교여행을 포함해서 수많은 곳에 갔다.

자연사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몽마르트 언덕, 사랑해 벽, 노트르담 대성당, 퐁네프다리, 루브르박물관, 에펠탑...


하지만 늘 그렇듯 모든 장소가 공평하게 기억남지는 않는다. 특별히 더 인상적인 곳들이 있다. 그 장소들이 100% 마음에 들어서 그런 걸까?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고심 끝에 내린 나의 결론은:

'어떤 종류든' 강렬한 감정이 함께였기 때문에
그 기억이 마음 깊숙하게 들어왔다.


내가 꼽은 프랑스 파리의 Top3는 나에게 평화로움, 압도감, 충만함이다.


1. 평화로움

뛸르히 가든(튈르리 정원)


이 정원은 1564년에 튈르리 궁전과 함께 만들어졌다가, 궁전이 파괴된 후에도 유지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루브르 박물관 소속의 공공정원으로, 많은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정원 곳곳에는 사진과 같은 초록색 의자가 놓여있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파리지앵들이 [눕는 모양의 의자]와 [그냥 의자]를 마주 보도록 붙여서 다리를 펴고 누워있었다. 좋아 보여서 나도 따라 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정말 편안했다.


이 날은 6월 중순치고 꽤 더웠지만, 그늘에 있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유럽의 날씨는 한국과 다르게 습하지 않아 그늘에 들어가면 확 시원해진다. 새소리가 들리는 그늘에 누워있으니 시원하고 평화로운 '힐링' 그 자체였다.

누워서 위를 보니 나뭇잎이 하늘을 완벽히 덮어서 연두색으로 가득 차 있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연두색 하늘을 보는데, 너무 행복해서 약간 눈물이 나려고 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눈물이 쏙 들어가게 한 무언가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담배냄새'였다.

...

하지만 그마저도 바람이 금세 씻어주었다. 솔솔 부는 바람은 30초 만에 다시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덕분에 나의 내면의 평화가 지속될 수 있었고, 그렇게 누워있던 1시간이 파리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2. 압도감

에펠탑은 내 상상보다 훨씬 멋있었다.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며 저 멀리 있는 에펠탑을 발견했을 땐 '내가 진짜 파리에 왔구나'하는 실감이 났다. 하지만 에펠탑에 대한 어떤 로망이 있던 건 아니기에 별 생각이 없었다.

초등학생 때도 그랬다. 프랑스에 놀러 갔다 온 친구가 에펠탑 열쇠고리를 기념품이라며 줬는데, (물론 고맙긴 했지만) 쓸 데가 없다고 생각했다. 에펠탑에 가보지도 못했는데 에펠탑 열쇠고리를 달고 다니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파리에 오면서도 에펠탑은 그저 유명한 철골 구조물 -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아무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에펠탑을 가까이서 본 순간 그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다. 에펠탑 앞의 마르스 광장을 들어서는 순간 느꼈다.


에펠탑은 충격적으로 컸고, 크다는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웅장했다.

나는 저녁 시간대에 가서 그 앞에서 피크닉을 했는데, 빵을 먹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계속 에펠탑을 올려다보게 되었다. 목이 꺾이도록 하늘 높이 올려다봤다. 사진에서 사람과 에펠탑의 크기를 비교해 보면 그 압도감이 약간은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 그 앞에 서있을 때의 느낌은 사진에 담기지가 않는다.


에펠탑은 1889년에, 프랑스혁명 100주년 <파리 만국 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건축되었다고 한다. 원래는 그로부터 20년 후에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지금까지도 파리의 상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워낙 오래되어서 이제는 언제 철거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이번 파리여행에서 에펠탑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게 감사하다. 그리고 내가 에펠탑을 너무나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반성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실제로 겪어보기 전에 판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




3. 충만함

파리 여행 3일 차이자 마지막 날, 나는 바토무슈(유람선)를 탔다.

바토무슈는 1시간 동안 센강을 가로지르며 파리의 주요 명소들을 구경시켜 준다. 3일간 바쁘게 돌아다닌 곳들을 복습하며 되돌아보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았다. 프랑스 파리에게 안녕, 따뜻한 작별인사를 할 시간을 받은 기분이었다.


바토무슈 코스, 출처: 바토무슈 홈페이지

파리여행 첫날에 갔던 오르세 미술관,

파리 여행 둘째 날에 봤던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바토무수는 생각보다 굉장히 탑승감이 좋았다. 배가 커서 그런지, 배가 움직이거나 덜컹거리는 느낌이 전혀 없이 아주 부드럽게 운항했다.

그리고 바토무슈는 생각보다 재밌었다. 다리 아래를 지나갈 때마다, 모두가 "호오오!!" 하며 엄청난 함성을 쏟아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점차 나도 그 함성소리를 키우는 데에 일조했다. 소리를 지르다 보니 왠지 모르게 통쾌하고 신이 났다. 한 배를 탄 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두 같은 마음으로 즐기고 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강바람이 더 시원하고 상쾌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역시나 에펠탑이었다.

불빛이 켜진 밤의 에펠탑은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눈이 부시게 예쁜 노란색 에펠탑을 멍하니 바라보며, 다신 없을 이 순간을 의식적으로 기억했다.


이렇게 바토무슈를 타고 내리면서 나는 정말 충만했다. 파리에서의 여행이 너무나 만족스러웠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정말로 마음이 가득 찬 기분이었다. 유럽 여행의 초반부를 지나면서, 앞으로 가게 될 다른 도시들을 더 기대할 수 있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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