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나루의 여행과 글쓰기는 계속된다.

by 나루

이 브런치북은 조금 바쁘고 빠르게 완성된 감이 있다. 곧 9월에 입사 앞두고 있어서이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완성하고 싶기도 했지만, 여행의 기억이 흐트러지기 전에 그대로 담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나의 입사 대기 기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여행'을 아름답게 매듭짓고 싶었다. 그런 의지 덕분에 중간에 멈추지 않고 완결을 향해 달릴 수 있었다.


이 여행기는 미리 기획하지 않았다. 즉, 여행을 준비하고 다니는 동안 '무엇이 여행기의 소재로 적합한가'는 단 한 번도 고민하지 않았다. 여행을 다녀오고 거의 한 달이 다 되어서야 브런치를 알게 되었고, 그때 여행기를 적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여기에는 '진짜'만 담겨있다. 나에게 여운이 큰 기억들을 골라냈고, 여행을 되새김질하며 감도는 내 감정들을 그대로 담아냈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게 약간 꿈같기도 해서, 감수성을 최대로 끌어내어 글을 적게 되었다.


나는 유럽여행에 대한 막연한 로망이 있었다. 유럽만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좋아보였고, 교환학생을 하며 휴일마다 유럽여행을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래서 나는 입사 전에 꼭 유럽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첫 유럽, 첫 장기여행. 이런 여행을 다녀오면 내 인생이 달라질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어떻냐고 묻는다면 달라지긴 했다. 내가 여행을 하고 얻은 것을 꼽아보면: 새로운 경험, 수많은 사진과 영상, 내가 좋아하는 여행스타일과 여행지 파악, 브런치북에 적은 몇 가지 깨달음 정도가 있다. 어떤 깨달음은 글을 쓰면서 정리되기도 했다. 처음에는 떠오르는 대로 적어내리다가, 그 안에 웅크리고 있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인생이 여행 후에 저절로 달라지는 게 아니라, 결국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에 달려있었다. 특히 글쓰기가 그랬다. 그 이야기를 브런치에 올리기로 결심했기에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행기를 적는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26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여행한 건 처음이라, 콘텐츠가 넘쳐나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전에는 짧은 여행만 다녀와서 시간 순서대로 적었는데(브런치 첫 글 '여행을 만끽하다- 강릉 맛집, 놀거리 추천' 참조) 그 방식을 적용할 수가 없었다. 유럽여행기를 그런 식으로 적으려니 1편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단순히 하루 일정을 나열하는 글을 누가 궁금해할까 싶었다. 특히 미술관을 방문한 이야기는, 내가 미술을 잘 알지 못해 제대로 풀어나갈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최혜진 에디터님의 '에디토리얼 씽킹' 책을 읽게 되어 방향성을 잡을 수 있었다. 내가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에 맞는 글을 쓰자는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11편의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나는 브런치북을 만들면서 <여행은 끝나도 마음은 여행 중>이라는 제목처럼, 다시 한번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여행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음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여행하던 그때가 그리우면 이 기록들을 종종 펼쳐보려 한다. 하지만 이건 나만을 위해 적은 글이 아니기에, 이 여행기가 여러분들에게도 또 다른 울림을 전하기를 바란다.


어느새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은지도 한 달이 넘었다. 그 시간동안 나루의 브런치 스토리를 구독해주신 분들, 클릭으로 함께해 주시고 라이킷을 눌러주신 수많은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삶이 곧 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여행이 끝나도, 여행은 계속된다.

그리고 이 브런치북이 완결나도, 내 글쓰기는 계속된다.


앞으로 입사를 하고 많이 바빠지더라도 틈틈이 글을 이어가려 한다.

그러니 지켜봐 주시길 바라며, 그럼 이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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