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르는 인도] 1화
“실롱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도시야?”
처음 대학원 친구들에게 나의 여름 인턴 계획에 관하여 이야기해 주었을 때, 모든 사람이 같은 질문을 나에게 물었다. 인도로 여름 인턴을 하러 가는 것은 알겠는데, 우리가 잘 아는 뉴델리도 아니고, 뭄바이나 첸나이도 아니고, 실롱 (Shillong)이라는 도시로 간다는 것에 모두가 의아해했다. 외국인 친구들 대다수가 실롱 혹은 실롱이 속해 있는 메갈라야주에 대해서 알지 못한 것은 물론, 대학원 내의 인도인 친구들 역시도 뜨뜻미지근한 반응뿐이었다.
“아 거기 들어는 본 것 같은데, 가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어. 그래서 나도 잘 몰라”
사실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나도 몰랐으니까. 여름 인턴으로 지원서를 쓰면서 나도 수십 번은 찾아봤다. 실롱이라는 도시는 어디에 있는지, 무엇이 유명한 도시인지. 전 세계 웬만한 도시에는 다 후기가 남아있는 우리나라 블로그에도, 외국의 여행 사이트에서도 실롱이라는 도시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만약 당신이 실롱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거의 인도 전문가라고 자부해도 좋다.
실롱은 인도의 북동부 지역에 있는 메갈라야주의 주도 (State Capital)이다. 인도 지도를 잘 살펴보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각형 모양의 반도 오른쪽에 방글라데시가 자리 잡고 있고, 그 옆을 보면 다시 인도 땅이 나온다. 그곳이 바로 메갈라야주가 위치한 인도의 북동부 (North East)다. 인도 북동부에는 내가 인턴을 하는 메갈라야를 포함해서, 아삼 (Assam), 나갈랜드 (Nagaland) 등 8개의 주가 있는데, 뉴델리와 같은 인도의 주요 도시로 가는 방법은 비행기와 (30시간이 넘게 걸리는) 기차뿐이다.
앞으로 차차 더 설명하겠지만, 인도의 북동부는 우리가 잘 아는 인도와는 문화도, 인종도, 종교도 많이 차이가 나서, 자신들은 북동부 사람(North Eastern)으로서 인도 본토 (Mainland)와는 다른 점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와서 둘러보면, 인도인 듯 인도 아닌 그 특이한 느낌이 흥미로운 곳이다) 친구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쭉 설명하고 나면, 그다음 질문이 바로 들어온다.
“그래서 도대체 왜 실롱에서 인턴을 하는 건데?”
사실 실롱 말고도 지원한 인턴도 많았고, 실롱에서 오퍼가 왔을 때 다른 기회와 마지막 순간까지 또 고민했었다. 많은 생각들이 있었지만, 결국은 내가 삶을 살아가는 가치에 맞는 선택을 하기로 하였다.
내 삶의 목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바꿀 기회를 얻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현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은 왜 갖지 못하는지, 그것이 어떻게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단순히 국제 개발에 관한 공부를 더 한다고, 책을 더 읽는다고 해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이러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볼 수 있고, 기회를 만들고 있는 최전선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그 어떤 인턴십보다도 내게 좋은 기회로 다가왔다.
내 삶의 좌우명 중 하나는 “Life is an Adventure”이다. 즉, 인생은 모험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다음에 내가 인도에 오기 전까지 떠나왔던 모험들에 관한 이야기도 하겠지만, 지금까지 삶을 살면서 조금은 남들과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배운 것도, 만나게 된 좋은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항상 안정보다는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선택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이번 여름에도 안정적인 다른 직장들보다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인도, 그리고 그 안에서도 덜 유명한 실롱에서 새로운 모험을 하는 것을 택했다.
가장 쉽고 짧은 답변은, 살면서 내가 인도 주정부에서 일할 기회가 몇이나 되겠냐는 것이다. 이번 인턴은 인도 메갈라야주 주정부 (State Government)에서 하게 되었는데, 인도 사람도 아닌 한국인이 다른 나라 지방정부에서, 그것도 우리와 접점이 적은 인도 메갈라야에서 할 수 있는 기회는 지금이 아니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러한 생각들 끝에 이번 여름은 실롱에서 보내기로 하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인도 주정부에서 여름동안 인턴을 하고 있는 모험가 콜린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우리가 모르는 인도> 로 인사드릴 계획입니다.
혹시 궁굼한 점이 있으시거나,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편하게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