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풍경 14

감꽃 1-바람이 전한 소식

by 도린

집집마다 담장을 끼고 서 있던 감나무들.

5월 끝자락과 6월, 초여름의 햇살 아래, 하얀 감꽃이 바람결에 흔들리다 소리 없이 떨어지곤 했다.

장독대 위, 담장 아래, 소복이 쌓인 감꽃들을 보며 나는 마치 작은 눈송이를 보는 것 같았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감꽃은 엄마가 최고였던 그시절 막내가 엄마에게 전하고 싶은 편지 같았다.


밭일 나간 엄마에게 소식을 전하려는 마음이 감꽃이 되어 흩날렸던 걸까.

감꽃은 가지 끝에 걸린 바람을 타고 맴돌다, 사분사분 장독대 위로, 담장 아래로 내려앉았다.

그 시절의 나는 감꽃 한 줌에 마음을 담아 엄마를

기다렸다.




샛결바람 따스히

감꽃이 떨어져요

장독대 물들이고

담장아래 소복소복

눈처럼 쌓여가요


밭일 나간 엄마에게

막내소식 들려주려

바빠 바삐 떠나가다

가지 끝에 걸린 바람


맴을 돌다 사분사분

감꽃만 흩날려요


샛결바람 따스히

떨어진 감꽃이

장독대 물들이고

담장아래 소복소복

눈처럼 쌓여가요


하얀 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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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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