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의 풍경 15

감꽃 2 기다림의 목걸이

by 도린


실에 꿰어 만든 목걸이

엄마 기다리다 길어진

모가지에 드리우고

쌉쌀 떨떠름한 감꽃을

물어뜯어 먹어요


뽀얀 엄마 목덜미에

친친 메어 두고 싶은 꽃잎들이

갈색으로 멍이 들고

시들해져도

자꾸자꾸 떨어지는 감꽃 속에

엄마 모습 떠올려요


실에 꿰어 만든 목걸이

엄마 기다리다 길어진

모가지에 드리워요



감꽃이 피고 지는 계절이면

나는 가느다란 실에 감꽃을 꿰곤 했다.
엄마에게 걸어드리고 싶어서

친구에게 주고 싶어서

작은 손끝으로 꽃잎을 이어 목걸이를 만들었다.


그 목걸이를 입에 넣어 씹으면

새큰하고 떨떠름한 맛이 입안 가득 번졌다.
그 속에는 어린 날의 기다림과 설렘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하지만 기다림은 언제나 길고

꽃은 금세 갈색으로 멍들어 버렸다.


하지만 감꽃이 떨어진 상처 속

영롱한 초록 잎새 사이로

어느새 작은 감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감꽃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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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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