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부모되기, 우리는 어디까지 준비되었나
입양절차 중 하나는 예비입양부모 교육입니다. 교육은 (1) 온라인(2시간 소요)과 (2) 오프라인(10시간)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오프라인 교육은 정해진 일정에 맞춰, 부부가 함께 2일간 참석해야 했습니다.
오전 10시, 서울 시내 교육장으로 향했습니다. 입양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설렘과 함께,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아동 전문가의 설명과 입양가족 당사자 사례 공유로 이루어졌습니닫. 아동 발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물론, 입양아동의 특수성까지 다루는 교육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던 두꺼운 백과사전을 펼치는 것만 같았습니다.
어머님, 아버님들.
아시겠지만, 아이는 선택할 수 없습니다.
입양은 아동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중심에 둔다는 원칙에 충분히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강사의 '선택 불가'라는 말을 반복해 들을수록, 왠지 모르게 주변으로 밀려나는 듯했습니다.
'그렇다면, 예비 부모에게 선호하는 성별과 연령은 왜 물어보는 거지? 도대체 어떤 아이와 결연한다는 걸까?'
막연한 궁금증과 두려움이 피어올랐습니다. '지금 세뇌교육을 받는 것인가' 우스개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라는 점은 이해합니다. 10시간은 아동 관련 내용을 다루기에 빠듯한 시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부모가 떠안게 될 책임과 무게에 비해, 부모의 감정과 현실은 그만큼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듯해 아쉬웠습니다. 감정은 계속 출렁이고 엄습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교육 마지막날, 복지사 선생님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수료증 발급을 앞당길 수 있는지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결연위원회에 서둘러 올리기 위함이라는 말씀에 또다시 기대와 설렘이 앞섰습니다. 원칙적으로는 하루이틀 행정처리 절차가 필요했지만, 담당자 도움으로 빠르게 수료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부모는 어디쯤 서 있는 걸까요?
입양가족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부모가 된다는 것은요?
이런 마음을 품는 저는, 부모가 될 준비가 안 된 걸까요.
어쩌면 이 혼란도, 부모가 되어가는 길의 일부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