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주_2
5월 27일
그 사이 주말이 있었다. 금요일은 한 주간의 피로 누적과 다음 날의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스스로 12시경 입면하고 다음 날도 평상시보다 한두 시간 더 자고 잘 잤다.
수면이 힘든 나는 낮잠이나 초저녁 잠을 자면 저녁에 확실히 더
못 자는 걸 알기에 안 자려고 노력하지만 주말은 주중의 피로가 심해 낮 활동 후 초저녁 잠을 잠시 잤다. 길게 자지는 않았기에 밤에 입면이 조금 늦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 보다 더 심각했다. 아침이 밝아오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매우 피곤했지만 일요일 아침은 억지로 일찍 일어났다. 토요일은 기상이 늦어도 불안하지 않지만 일요일은 늦게 일어나면 저녁에 못 자고 내일 하루가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 뼛속까지 새겨졌는지 늘 일요일 기상은 빠른 편이었다. 일요일 하루동안 계속 몸을 움직이고 피곤해도 눕지 않도록 신경을 썼지만 저녁이 되고 불면의 고통이 찾아왔다. 새벽에 잠시 잤을 뿐 날을 꼬박 새운 것 과 같은 몸 상태였는데도 잠은 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보통 잠을 며칠 동안 새벽에 자기 시작하면 신체리듬이 새벽을 저녁으로 인식해 입면이 늦어질 수는 있다. 그런데 내 경우는 단 하루만 늦게 자도 다음날부터 그 시간을 저녁으로 인식하고 입면이 힘들다. 도대체가 왜 이렇게까지 센서가 민감한 것 인가. 나는 대체로 몸으로 익히는 모든 것들을 못하는 사람이다. 운동 운전 등 신체감각이 중요한 것부터 음치에 박치, 손재주마저도 없다. 정말이지 몸을 정신을 가둬 두는 도구 이외엔 거의 활용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런 둔하고 둔한 신체가 어째서 이렇게 생활리듬에만 초나노의 센서를 발휘하는 것인지 분통하기만 하다. 결국 12시를 한참을 넘겨서 약을 복용하고도 약 한 시간을 뒤척이다 입면 했다. 아침 기상이 너무 힘들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참 인간이 미련하고 어리석은데 고집만 세다. 그냥 처음부터 약을 먹고 편하게 일찍 자면 되는데 결국 먹게 될 것을 알았으면서도 굳이 스스로 자 보겠 노라 버티고 버티다 수면 시간만 짧아지고 내 몸만 피곤 해진다.
5월 28일
시간이 없어 병원을 가지 못했다. 멜라토닌 젤리 두 개를 먹고 힘겹게 입면. 아침은 역시나 힘들었다.
5월 29일
예약이 없다 보니 역시 병원 방문을 하지 못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멜라토닌 두 개를 먹고 힘들게 입면 했는데 오늘 아침은 6시 30분에 눈이 떠졌지만 피로도는 지금까지 보다 덜 했고 제시간에 일어날 수 있었다.
오늘 좀 덜 피곤한 것이 점심 식사 후 매일 하는 산책과 운동 등으로 신체리듬이 많이 개선된 것인지 우연인지 알 수는 없다. 입면은 아직도 두 시간 대기를 하니 우연일 가능성이 높다
사두기만 하고 미뤘던 타트체리 복용을 시도하고 운동과 낮 산책 시간을 늘려 봐야겠다. 지금은 신체리듬을 올려 입면시간을 당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5월 30일
어제는 약 복용도 멜라토닌도 먹지 않았는데 하품이 나오고 피곤함이 몰려와 드디어 거의 두 달 만에 평일 날 스스로 잠을 잘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핸드폰도 보지 않고 머릿속을 비우려고 노력하며 대기를 했지만 대기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내가 게을러 일어나기 귀찮아서 안 먹은 것이지 당장 멜라토닌을 먹고 싶을 만큼 서서히 각성이 오는 느낌이 들었다. 약 두 시간의 대기 후 스르르 잠이 든 것 같다. 멜라토닌을 먹은 날과 비슷한 대기시간이다. 오늘 아침은 입면이 늦은 만큼 역시 일어나기 힘들고 뒷 머리가 아팠다. 약을 먹은 날 보다는 심하지 않지만 불편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오늘은 반드시 병원을 가야 한다. 당장 오늘 저녁부터 먹지 않더라도 분명 일요일 하루만 한두 시간 더 자도 그날 새벽이 훌쩍 지나도록 잠이 안 올 것을 안다.
이제 멜라토닌도 떨어져 가는데 구입을 해야 하는지 망설여진다. 나 같은 경우는 이제는 효과도 없는 듯해서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수단도 아닌 것 같다. 멜라토닌은 먹은 날이나 스스로 잔 날이나 입면 대기 시간이나 다음 날 상태에서 비슷한 느낌이다. 우선 구입을 미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