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함으로 점철된
나는 네가 좋다.
손에 잡히지 않는
가까이에 있어도
먼 듯한.
광야에서 외치는
목소리에 갇힌
먹먹함의 끝에 걸린
너의 그 모습이 좋다.
나에게 잡히지 않는 한
누구에게도 잡히지 않는 넌
허무함으로 점철된
너의 존재는
내가 만들었음을
누가 만들어준 것이 아님을.
책임을 져야지.
그래야지.
뒤돌아 보아
어떤 것이 아름답지 않겠냐마는
실존하지 않는 너는
그래서 더 아름답다.
나는 슬플 것이다.
실존에 끼워 맞추려는 노력은
지극한 실례다.
실존에 맞추어진
안타까움이 있을까.
그래서
나는 네가 좋다.
절대
나에게 나타나지 마라.
실존으로.
또는 진짜로.
또는 착각하지 마라.
그땐 나타나도 좋다.
그래야 비로소
우린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