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늘 진짜 맑더라 - 20190825

하늘색 그라데이션 파랗고 푸르고

by 민이

요즘 하늘 진짜 맑더라

하늘색 그라데이션 파랗고 푸르고

구름은 하얗구 솜처럼 떠다니고

팔을 뻗어보면 닿을거 같구

진짜 사진 많이 찍음

근데 먼가 하늘이 깨끗하고

엄청 맑으니까 당장 내일이라도

세상이 사라질것같은 기분이 들어

- 20190825


8월의 하늘은 맑다. 새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더운 날씨를 잊게 만드는 깨끗하고 선명한 풍경. 날씨와 상관없이 하늘을 좋아하지만, 이날은 유독 더 하늘이 이뻐 보였나 보다.


하늘이 좋다. 아무것도 없는 단색, 솜처럼 떠다니는 구름, 시간의 흐름을 담은 그러데이션과 가끔 보이는 아주 작은 비행기, 그보다 큰 새. 하루에 한 번은 하늘을 올려다보라는 그 말 이후로 나는 매일 하늘을 본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매 순간 모습을 바꾸는 하늘. 도달할 수 없는 높이는 나에게 안정을 주고 그려낼 수 없는 색감은 나에게 위로를 준다.


저 날의 사진은 어디에 담겼을까. 핸드폰이 바뀌어서 지금 내 손에는 남아있지 않다. 물론 다른 날의 하늘 사진은 많다.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기록하는 것은 내 오랜 습관이라 사진도 점점 쌓여간다. 하루하루 찍은 사진들이 모여 내 인생의 일부분을 지탱한다. 내 기억이 닿지 않는 곳을 사진이 채워주고 있기에 소중하다.


과거에, 다만 글을 적은 시점보다는 미래일 때,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은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 몇 월이었을까. 평범한 하교 시간, 유독 내 주변에만 사람이 없었다. 동시에 하늘은 넓고 가로수는 높고 인도는 길어서 그 짧은 거리가 멀게만 느껴져 온 세상이 커다랗게 보였다. 이날도 맑았다. 굉장히 맑은 하늘이었다. 이때의 나는 내가 사라질 것 같은 기분과 나를 제외한 모두가 사라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과거에는 세상이 사라질 것 같다고 했다. 표현은 다르지만 비슷한 기분이었을 거로 생각해 본다.


7년의 시간은 나에게 그 무엇도 되지 않았나 보다. 여전하고 익숙하고 그래서 놀랍기까지 하다. 어렸기에 조금 더 솔직한 마음이 담긴 것도 같고 그래서 순수해 보이는 것도 있다. 그럼에도 나의 감정의 결이 비슷하다. 보고 느끼는 것도 똑같다. 어쩌면 과거이기에 저 날의 하늘이 더 맑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의 하늘도 아주 맑기에 나는 다른 장소에서 같은 생각을 떠올린다.


과거의 나는 전부 사라진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 반갑다. 일기를 적으면서도 언제 읽기나 할까 싶었는데 7년의 세월이 흘러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내가 살아온 시간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나를 단편적으로나마 볼 수 있다는 것이 고맙다. 이러기 위해 일기를 적기 시작했구나 싶다. 인간이기에 잊을 수밖에 없는 순간을 종이가 머금고 있다는 게, 별다른 일 없이는 나보다도 오래 남아있어 줄 것이라는 게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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