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klubben
호텔 체크인을 하고 배가 고팠다. 박물관 입장 예약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은 터라 점심을 먹기로 했다. 홈오브칼스버그에는 가구와 소품샵이 많았고 식당은 가까운 곳에서 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칼스버그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역시 안내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식당에는 현지 사람들과 서양 사람들로 보이는 사람들만 꽤 많이 있었다. 레스토랑도 리모델링이 된 것 같았다. 양조시설이 있던 곳도 조금 더 깔끔하게 고쳐졌고 2층은 텅 비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곳에 레스토랑과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다. 창고과 공장으로 쓰인 공간이기에 층고와 면적이 넓었다.
우리도 알아서 4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둥근 원탁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직원이 다가왔다. 아이들이 있는 것을 보고는 레고가 들어있는 박스를 2개 가져다주면서 주문을 하겠냐고 물었다.
코펜하겐 동물원에서도 그랬었고, 코펜하겐 식당이나 호텔에서도 거의 그랬지만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아이들의 기다리는 시간에 대한 배려가 좋다. 배고픔을 잠시 잊고 그림을 그리거나 레고를 할 수 있는 간단한 장난감을 제공해 주는 것이 참 재미있고 좋은 것 같았다. 부모 입장에서도 배가 고프다, 음식은 언제 나오냐 라는 아이들의 징징거림을 듣지 않아도 돼서 좋은 것 같았다. 아이들은 핸드폰을 보고 부모들은 아무 영혼 없이 밥을 먹고 아이에게 밥을 떠먹여 주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식당에서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식사가 시작되면 색연필과 레고는 테이블 아래로 내리고 식사에 집중해야 한다.
칼스버그 레스토랑이기에 요리도 요리이지만 다양한 생맥주는 맛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 할 수 있었다. 캔이나 병맥이 아닌 바로 옆 양조장에서 만들어 낸 생맥주가 라거부터 도수가 20도 되는 칼스버그의 맥주들이라니! 맥주킬러인 나로서는 세상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테이블에는 맥주의 향과 도수 등 종류에 맞는 다양한 유리잔이 세팅되어 있었다. 낮이었지만 우리는 다양하게 맛보려고 4-5가지 맥주를 시켜 마셔보았다. 과일향이 꽤나 나는 붉은빛이 도는 맥주부터 가장 기본인 라거까지, 명칭은 제대로 기억나진 않지만 평소에는 맛볼 수 없는 맥주의 맛과 향이었고 맛이 없는 것이 없었다. 식사 겸 안주는 슈니첼과 빠질 수 없는 오픈샌드위치 그리고 연어 요리를 주문했다. 아이들은 돈가스와 비슷한 슈니첼을 가장 좋아하고 잘 먹었다. 오픈샌드위치도 며칠간의 북유럽 여행으로 적응이 됐는지 호밀빵과 전통빵에 나온 음식들이 너무 맛있었다. 여행 중 손에 꼽을 점심식사이기도 하다.
홈오브칼스버그는 우리가 10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볼 수 있게 되어 두 번째 방문이 더 즐거웠다. 휴식과 미식 그리고 체험 모두 만족스러운 공간이었다. 날씨가 쨍하고 파란 하늘이 홈오브 칼스버그의 맥주 물방울을 더 반짝이게 할 수 있을 계절에 꼭 한번 더 와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