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1우리가 서로 다른 이유 (독후 에세이)

by 리얼팔

“우리는 왜 서로 다르게 생각할까?”

이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생각한다는 것』 2장 두 번째 파트를 읽으며 그 안에 숨겨진 복잡성과 깊이에 다시금 경이로움을 느꼈습니다. 처음엔 문화가 다르니까, 성격이 다르니까, 배운 게 다르니까 생각도 다르다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줍니다. 사고의 차이는 단순한 ‘다름’이 아니라, 생각을 구성하는 '도구' 자체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는 것입니다.


​에드워드 사피어와 벤자민 리 워프가 말한 ‘언어 상대성’처럼,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이는 리처드 니스벳이 실증한 동양과 서양의 사고 차이에서도 드러납니다. 동양은 관계와 맥락을 중시하고, 서양은 개별 사물과 분석을 중시합니다. 그들이 살아가는 사회 구조, 사용하는 언어, 심지어 ‘자기 개념’까지 다르기 때문에, 생각의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차이를 인식하며 본문을 읽어 내려가는데, 반 퍼슨이 제시한 신화적, 존재론적, 기능적(관계적) 사고의 구분이 특히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각각은 단지 세상을 다르게 이해하는 방식일 뿐 아니라, 사고가 빠지기 쉬운 단점도 함께 품고 있습니다. 신화적 사고는 주술로, 존재론적 사고는 실체주의로, 기능적 사고는 조작주의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잠시 깊이있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가? 기능적 사고에 익숙한 나는 때로 너무 절차 중심으로 사고하고, 사람을 구조로만 판단하거나, 하는 오류에 빠져 있지는 않았을까?


저자는 이런 위험을 피하려면, 사고가 굳어졌을 때 “왜?”라고 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왜’는 사고를 다시 열어주는 열쇠입니다. 질문이 없으면 사고는 닫힙니다. 질문이 있어야 윤리적 사고가 시작됩니다.


​본문을 읽으며, 또 하나 머물렀던 생각은 “사고의 틀이 학문에 따라 형성된다”는 지점이었습니다. 통계를 공부한 사람은 세상을 수치로 보고, 경제학을 배운 사람은 모든 현상을 비용과 이익으로 해석합니다. 심리학자는 동기를 보고, 윤리학자는 옳고 그름을 봅니다. 철학자는 질문의 구조를 보고, 역사학자는 맥락과 흐름을 봅니다.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공부한 대로 세상을 보고, 익숙한 방식으로만 판단하려 합니다. 이 말은 곧, 내가 무엇을 공부하느냐가 내 사고의 범위와 한계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합니다. “환원주의에 빠지지 않으려면 다양한 학문을 고르게 섭렵하여 인간과 현실을 여러 겹으로 보고 생각하는 훈련을 거쳐야 한다.”


철학과 언어, 그리고 질문하는 삶


이번 주 분량을 다 읽은 후 나는 다시 한번 ‘공부하는 삶’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철학과 역사, 논리학을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고의 관점이 하나의 길로만 고정되지 않도록, 다양한 시선을 품고 싶습니다. 언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오랫동안 공부해 온 영어와 일본어, 그리고 아주 예전에 몇 달 공부하다 멈춘 중국어를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언어는 생각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에게 물어보는 습관을 더욱 길러야 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왜 나는 그렇게 느꼈지?”

“왜 그건 당연하다고 믿었지?”


그 질문이 나의 생각을 깨우고, 나의 생각의 날을 새롭고 날카롭게 갈아줍니다.


올바른 생각을 하려면, 다양하게 생각하려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 훈련은, 결국 질문하는 삶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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