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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감(六感)

내 몸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감각

by 마르쉘


#1


2005년 늦가을 어느 토요일 밤, 나에게 큰 사고가 있었다.

요즘처럼 주말에 광주를 다녀갔다가 나의 신혼집이 있는 '구리시'로 돌아오는 길.

중부고속도로 상행선.


'동서울요금소'를 약 2km 정도 앞에 둔 어느 지점쯤 약간 내리막길에서 나는...

시속 140킬로 정도의 속력으로 차를 내달리다가 앞선 교통사고로 정차 중인 차를 그대로 추돌하는

큰 교통사고를 당했었다.


추돌할 당시 다행스럽게도 브레이크 제동이 잘 되어 속도가 아주 많이 줄었지만...

나의 승용차 앞부분이 많이 찌그러지고 우그러들 정도로 큰 사고였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무사한 것은 얼마나 기적적이고 정말 다행일 수 없다.

그때 사고를 다 털어내고 다행히도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다.




#2


유령영화인가?

아니면, 서스펜스를 노리는 영화?


30분 정도 영화를 보다가 대~~ 충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이미 감 잡았다고 생각했었지만...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반복되는 긴장과 이완때문에 지루함을 느껴 갈 그 타임,


충격.

소름.


일반적 이게도... 이 영화를

'반전의 극치'...'반전의 대명사'라고 칭하게 된 그 이유가 아주 명확해졌다.


영화 '식스센스' 얘기다.


'식스센스'...


너무 나중...

너무 한참 후에 나는, 개봉한 지 25년이나 지난 후에야 이 영화를 보게 되었었다.


그리고, 그제야 그 '진의'를 알게 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그 영화를 안 봤기 때문에 도대체 왜 그런 건지 와닿지 않았지만,


영화 '식스센스'를 '반전의 극치'

마치 [반전=식스센스]라고 공식화하듯 했던 예전의 영화평론가들의 말들은 기억이 난다.


이 영화의 후반부!

정말, 그때나 가서야..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아......" 하는 아주 짧은 탄식을 내 쉬며 상상도, 짐작도, 예상도 못한 '반전'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때서야 그 영화를 한 번에 완벽하게 이해하게 된다.


놀라운 작품이다.

마치 수도승이 어느 찰나에 깨달음의 '득도'를 하듯 온몸에 전율을 흐르게 한 영화.

찾아보니 1999년에 개봉한 영화란다.

개봉한 지 4 반세기가 지났어도...

'반전'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라는 문장과 함께 '반전'의 대명사 같은 '타이틀'은 그대로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반전'이라는 단어를 숱하게 많이 들어왔다.

'드라마 같은 반전'

'반전 같은 인생'

그런 반전... 반전...

반전이 영화나 드라마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람의 인생에도 있다면 나의 '인생의 반전'은 언제 나타날까...?


반전이 있는 영화는 항상 스포일러 즉, 일명 '스포'는 절대금지다.

왜냐하면 반전을 미리 알고 보는 영화는 이미 김 빠져서 재미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삶을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반전'은 어떤 것일까?

언제쯤 '인생반전'이 올까?

오기는 하는 것인가?

우리에게도 어떤 인생 반전은 올까..?

영화 내용을 '스포'하는 것처럼 그것을 미리 알고 있는 '삶'이라면 재미가 없기는 할 것 같다.


그래도 우리는 '반전' 있는 인생을 꿈꾼다.

그리고.. 그것이 멋진 '반전'이기를 바란다.

행복한 '반전'이기를 바라고 상황이 악화될 '반전'이기는 바라지 않는다.





#3


다시,

2005년 늦가을 어느 토요일 밤.


나는...

요즘처럼 주말에 광주를 다녀갔다가 나의 신혼집이 있는 '구리시'로 돌아오는 길에...

아주 큰 교통사고를 당했었다.


혹시!

사실...

그때... 나는...'죽/었/다'


'죽은 것이 맞다'


어쩌면! 이것이 진짜진실 아닐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현실과 이 세상은..

어쩌면, 그 교통사고 때 죽은 내가

죽지 않고 꼭~ 살아서 살고 싶어 했던 미래 세상의 소중한 하루하루가 아닐까?

아니면 '살아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날들의 연속인가?


그렇다면...

그때 이후부터 지금 2025년까지를 살고 있는 나는...

앞으로도 정말 잘 살아내야 한다.


'잘 살아야겠다!!!'


누구나 다...

사람마다...태어나서 나이를 먹고 늙고 병들고 쇠약해진 후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의 일생계획표가 짜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끝에 자연스러운 죽음에 이르지 못하고 그 중간에 불행하게도...('누구나.. 모두 '라고는 못하겠지만)

한 번쯤 생사를 가르는 큰 병을 앓거나 큰 사고를 당하고 죽음직전까지 갔다 오기도 한다.

죽을 뻔했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살아서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반전인가?


죽/을/뻔/했/지/만/...


그때부터 진짜 살아있는 것처럼...

살아 가고 있다.

진짜로...


어떤 글에서 보니 '죽음도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정작, 죽음의 순간을 사람들은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순간 찰나에 모든 과정이 일어난다.

기억을 못 하듯, 자신의 죽음을 인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 특정한 순간부터 !!!


진짜로 살아있는 것처럼...

살아 있는 척...

아무 일 없듯이 잘 지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영화 '식스센스'의 '부르스 윌리스'처럼... 말이다.




식스 센스(Sixth Sense)

육감(六感) : 내 몸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오감(五感)을 제외한 여섯 번째 초인적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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