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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역 트레비 분수

편안함에 이르고 싶어서 던진 동전들이 아니었구나

by 마르쉘

내 나이 30대 때에는 출퇴근을 하든, 쇼핑을 하든, 약속을 하든...

잠실역을 이용하는 빈도가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곳을 자주 드나들었었다.


예전... 잠실 롯데월드 지하...

트레비 광장...


잠실 전철역 개찰구 부근에서 백화점 입구 쪽으로 가면 만남의 장소 같은 넓은 광장(트레비광장)이 있었다.


그 광장.. 지금도 여전한지...

아마, 조금 바뀌긴 했더라도 여전하지 않을까 싶다.


그 광장 안쪽에는 로마의 트레비 분수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조각이 화려하고 멋이 있고 웅장한

트레비 분수대가 있었다

분수대 안에는 동그란 항아리 같은 게 있었고 동전을 던져서 그 항아리로 들어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하여서 그 광장을 지나는 사람들은 호기심 때문이라도 다들 한번 이상씩은

항아리를 향해 100원짜리 동전을 던져보곤 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내가 던진 100원 동전이 항아리 안으로 슛~골인된 적은 없다.


그때 내가 거기를 왔다 갔다 하며 수년간 던진 100원짜리 동전만 해도 전부 다 합치면..

1년에 최소 100개...

5년이면 500개...

10년이면... 1000개?


아마 나중엔 식상해져서 더 이상 던지지 않았다고 해도 7~800개는 되지 않을까 싶다.

좀 과장해서 10만 원 정도를 그냥 분수에 던져 버린 것.


내가 왜 동전을 기를 쓰고 거기 항아리 안으로 들어가라고 동전을 던졌을까?

동전을 던지며 내가 원한 건 뭐였지??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의 유래를 보면, 분수에서 등을 돌리고 선채로 오른손에 동전을 들고 있다가

왼쪽 어깨너머로 동전을 편안하게 던지며 마음 편하게 소원을 빌고 마음도 편안해지라는 의도가 담겨있단다.


그런데, 우리는...

동전을 던질 때 우리가 간절하게 바랐던 '소망'은 행복, 건강, 사랑, 부유, 명예, 안전... 이러한 것들이 아니고,

그저 항아리 안으로 '나의 동전이 쏙~ 들어가는 것만을 두 눈을 부릅뜨고서 바라고 있던 것'


겨우 그게 우리의 '소망'이었던 것 같다.


그저 뒤돌아서서 편안하게 동전을 던진 다음 마음도 편안해지면 언젠가는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언제나 마음을 편안하게 말이다.




이미 종영했지만 '나의 아저씨'라는 TV드라마에서 고, 이선균은 '중독 같은 명언'을 남겼다.


"편안함에 이르렀나?"


매일 아침에 눈 떴을 때...

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을 할 때...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 때...


언제나 '편안함'에 이르길.

...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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