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 전에는.
나는 추남이다.
못생겼다는 뜻이 아니다.
가을 남자라는 뜻이다.
내 글이 유치 찬란하다는 말,
내 노래가 느끼하다는 말.. 다 맞다.
그래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처럼
뻔뻔하게 올리고 있으니,
생각 없는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세상 까칠할 줄 알고,
가슴 시릴 줄 알고,
때론 눈물도 흘리며
원초적인 외로움에 잠기는 사람이다.
(저기요~ 동기 작가님들~ 다 보입니다요~
웃음 참고 계신 거… 그냥 대놓고 웃으세요!
저도 안 어울리는 거 압니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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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전,
그땐 나도 시를 한 수 읊었다.
딱 한 편이지만,
오늘처럼 만추의 정점을 찍는 날엔
뭐라도 써야 될 거 같아 남겨본다
학교 숙제로 시를 써오라 하셨는데,
'다망구'하고 놀다가 까먹었다.
다음 날, 선생님께 맞을 거란 소문이 돌아서 급히 5분 만에 쓴 시였다.
그런데도 아직 99%는 기억난다.
기억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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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5학년 1반 /
감성반점
바다는 부끄럼쟁이
언제나 소리 없이 바위를 두드리지.
바다는 끈덕진 사나이
언제나 철썩철썩 바위를 두드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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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아침, 걸어서 출근하며 문득 떠오른 노래가 있다.
그래서 또 한 번 불러봤다.
간주에 짧은 내레이션이 들어가 있는데,
영화 <건축학개론>의 패러디다.
언젠가 꼭 한 번 해보고 싶던.
서울말로 하려니 많이 어색하다.
김지연의 ‘찬바람이 불면’.
가을엔 역시 이 노래다.
바람은 불고,
추남은 또 한 편의 시를 읊는다.
마음은 여전히 가을 한가운데다.
※ 영상은 오류를 최소화하려고 고정 댓글에 첨부합니다~^^
영상 배경을 루이나 야경으로 하니 그쪽으로 관심이 쏠리는 거 같아 밋밋한 화면으로 바꾸는 특단의 조치를 감행했습니다.
(이 정도면 저 까칠한 거 인증이죠?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