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모르는 아이 이야기.
저에게는 6살짜리 딸이 있습니다.
그리고 32살 결혼한 제자도, 26살 취준생 제자도, 18살 고등학생 제자도 있지요.
제 아이를 기른 것보다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큰 학원에서 전임강사로도 일을하고, 한 학원의 원장으로도 일을 했습니다.
학원의 대표가 되면서 학부모와 학생 상담은 모두 제가 했습니다.
학부모님들의 성향은 아이들 만큼이나 다양합니다.
하지만 제가 발견한 공통점이 한가지 있어요.
'우리애는 내가 제일 잘 알아.' 라는 마인드를 가진 부모님들의 자녀를 조금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케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종종 학습 상담을 하러 오셨을때, 학부모님만 아이에 대해서 이야기 하시고 아이는 꿀먹은 벙어리로 앉아 있을때가 있습니다. 정작 저와 함께 공부 해야하는건 아이인데도 말이에요.
그런데 이런 경우에 저는 아이의 표정을 관찰합니다.
무기력해보이는 경우가 대다수에요.
학부모님들께서는 아이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그럼 저는 이 아이가 왜 무기력해 보이는지, 왜 학습에 있어 힘들어 하는지, 그것이 커리큘럼이 안맞아서 인지, 아니면 자기가 공부하고 싶은 이유를 모르는건지 이유를 찾아 갑니다.
대부분 학부모님 이야기를 듣다보면 답은 대략적으로 나옵니다.
그 중에 한가지를 이야기 하자면
부모가 아이를 성장하고 있는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대한민국에 사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8세에 초등교육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전에 이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통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부모를 대하는 아이와 외부에 선생님을 대하는 아이의 모습은 다릅니다. 부모를 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대하는 아이도 있고, 친구들 선생님들 보다 조금 더 딱딱하게 부모를 대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내가 아이의 24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그 순간부터 아이는 내가 가장 잘 아는 존재가 아닙니다.
가장 잘 알고 싶어 하는 존재 입니다.
아이는 내가 옆에 있지 않을 때도 탐구를 하고 다른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를 알아갑니다. 중,고등 학생들의 생활을 잘 생각해보세요. 아침에 등교해서 학교활동하고 학원이나 독서실 다녀오고 집에 오면 대부분 10시 이후 입니다. 부모와 하루중에 얼굴보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에도 아이들의 세계는 점점 성장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도 알아갑니다.
시간이 지나 저와 함께 하는 아이들 중에 유난히 무기력 해 보였던 친구들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제가 파악한 부분에서 따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어 갑니다.
어떤 친구는 공부가 힘든게 아니라 갱년기인 엄마와의 갈등이 심해 방황을 하는 친구가 있구요.
어떤 친구는 공부를 잘 하고 있는데도 더 잘하는 형제나 자매와의 비교로 인해 강박증이 생기고 자기효능감이 떨어져버린 친구도 있습니다.
이런 친구들에게는
"요즘 어때? 단어를 이전보다 많이 외우려니까 힘들지? 근데 모든일이 그렇듯 처음이 힘들어. 이만큼 노력하고 있는거 정말 대단한거야. 오늘 자기전에 나 잘하고 있다 토닥토닥해줘."
"오늘은 학교 어땠어? 저번에 그 친구는 어떻게 됐어?"
"날씨 너무 덥지. 걸어오느라 고생했다야."
일상적인 것들을 많이 물어보고 노력하는 부분들을 인정해줍니다.
세상에 당연한건 없어요.
아이들이 공부하려고 시간 맞춰서 학원에오고, 과제를 미리 챙겨오고, 수업을 집중해서 들으려고 애쓰는 것. 다 아이들이 노력하고 있다는거에요.
그리고 또한 이런 노력은 선생님과 어떠한 관계를 만들고 싶은지, 공부에 대한 의욕이 생기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대부분 뭔가 쎄한 부모님과의 상담이 끝나고 아이를 지켜보면 부모님의 이야기와 아이의 행동이 다른 때가 더 많습니다. 부모님은 게으르고 자기 할일도 잘 안해서 걱정이라고 열변을 토했지만 지각도 한번 안하고 숙제약속도 어기지 않고 해오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아이는 계속 성장중입니다.
저희 아이는 집에서 초꼬렛과 넷플릭스를 달고 있습니다. 아마 그 모습이 다라고 생각한다면 저도 속이터지겠죠. 하지만 그동안 제가 본 아이들의 성장은 그렇게 일시적인 모습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더 많습니다.
저는 1년에 두번 어린이집에 학부모 상담을 하는데 저는 사실 이야기를 하러 가는게 아니라 들으러 갑니다. 내가 없는 공간에서 우리아이가 어떤지, 선생님과 어떻게 상호교류를 하고 있는지. 담임 선생님들이 해주시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가 어느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할지, 어떤 부분을 조금 더 요청 드려야 할지 알게 됩니다.
'내가 낳고 기른 아이라고 내가 제일 잘 알아.'라는 태도보다 '아이가 지금 어떤 활동을 하고 있고, 다른 교육기관에서는 이런 피드백을 들은 적이 있고, 아이와 이야기 해보니 이런걸 힘들어 하는것 같다.'와 같은 태도가 아이와 강사가 길을 찾아 가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교육기관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면 그 선생님도 아이와 학부모와 같은배를 탄 동료입니다. 도착지는 아이의 행복과 성취감 증진이니까요.
아이가 크는 만큼 어른들도 같이 성장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