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어느 버려진 것의 이야기

by 이쥬니
무지개, IZEE


버려졌다.


조그마한 머리를 폭 젖게 만든 죄로

누구도 손 뻗지 않는 자리,

그곳이 나의 집이 되었다.


그날부터 나는
나를 도드라지게 만드는 빛바랜 풍경과
내가 더욱 쓸모없어 보이길 바라듯

한없이 쨍쨍하기만 한 해를 원망했다.

나를 가려줄 먹구름만을 기다렸더랬다.


그렇게 사라지기를 바라며
한 팔, 또 한 팔
조용히 접어가던 어느 날

한 아이가 나를 보며 말했다.


"예쁜 무지개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회색빛의 풍경은 나를 돋보이게 해주는 배경이었고,
원망했던 햇빛은 내가 버려진 걸 잊게 하려
더 환하게 비춰주는 조명이었다.


그 무대 위에서 나는 무지개였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버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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