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버려진 것의 이야기
버려졌다.
조그마한 머리를 폭 젖게 만든 죄로
누구도 손 뻗지 않는 자리,
그곳이 나의 집이 되었다.
그날부터 나는
나를 도드라지게 만드는 빛바랜 풍경과
내가 더욱 쓸모없어 보이길 바라듯
한없이 쨍쨍하기만 한 해를 원망했다.
나를 가려줄 먹구름만을 기다렸더랬다.
그렇게 사라지기를 바라며
한 팔, 또 한 팔
조용히 접어가던 어느 날
한 아이가 나를 보며 말했다.
"예쁜 무지개네"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회색빛의 풍경은 나를 돋보이게 해주는 배경이었고,
원망했던 햇빛은 내가 버려진 걸 잊게 하려
더 환하게 비춰주는 조명이었다.
그 무대 위에서 나는 무지개였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버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