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기상#6 - 천둥과 번개, 누가 먼저일까?

우르르쾅쾅과 번쩍의 이유

by 과커콜라

비 오는 날.

세상이 살짝 멈춘 듯 고요해진 틈,

갑자기 번쩍! 그리고 몇 초 뒤,

"우르르쾅쾅" 하늘이 분노한다.


에어팟의 노이즈캔슬링 따위는 무시하는 듯

고막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우는 아이를 케어하느라 바쁘고,

멍멍이들은 깜짝 놀랐는지 돌아다니지도 않는다.


근데 생각해 보면 번개는 왜 빛나고, 천둥은 왜 울릴까?

어째서 둘은 꼭 붙어 다니면서도,

항상 '시간차'를 둘까?


이 번쩍임과 울림 속엔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science show!


천둥 번개도 과학이거든!


하늘을 올려다봤을 때, 두꺼우면서 회색으로 된 구름이 잔뜩 몰려오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그게 바로 '뇌운(雷雲)'이다. 쉽게 말해서, 하늘에 떠있는 거대한 솜사탕 배터리.

배터리면 충전이 돼야 하는데, 이 솜사탕 배터리는 충전 방식이 이상하다.

구름 안에서는 얼음 알갱이랑 물방울, 우박들이 서로 엄청 부딪치는데, 그럴 때마다 전기가 생긴다.

더 쉽게 말하자면, 겨울에 스웨터를 벗다가 "뜨다닥, 딱" 소리 나는 것과 비슷하다.

그게 바로 '정전기', 구름 속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


그렇게 부딪치고 나면, 가벼운 얼음 알갱이는 위로 올라가면서 양전하(+)를, 무거운 우박 같은 것은 아래로 떨어지면서 음전하(-)를 띠게 된다.

이때, 우리 지구는 하늘에 음전하가 깔리면 자연스럽게 "어? 땅에 양전하를 모아야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지면에 양전하가 몰려들게 된다.

이것을 유식한 말로 '유도 전하(誘導電荷)', 뜻은 전하를 꾀어서 인도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지구는 '도체' 즉, 전기가 통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반대 전하가 가까이 있으면 사이에 긴장감이 팍팍 올라간다.

둘 사이에 전기 압력의 차이(전위차)가 엄청 커지게 되면서 터지기 직전의 정전기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놀랍게도 번개는 '내리꽂는'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는 하늘과 땅이 동시에 손을 뻗는다.

우리는 흔히 번개는 하늘에서 "번쩍"하고 일방적으로 내려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하늘에서도 내려치고, 땅에서도 올려치고 있다.

하늘과 지표면의 러브콜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Step1. 구름에서 내려오는 것을 선행 방전이라고 한다.

구름 아래에 음전하가 쌓이면, 하늘에서 전자들이 살금살금 지면을 향해 기어 내려온다.

근데, 한 번에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계단처럼 끊기면서 내려온다. 그래서 우리가 번개 사진을 봤을 때, 지그재그로 보이는 이유가 된다.


Step2. 지면에서도 반응을 한다.

하늘에서 선행 방전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지면에 쌓인 양전하도 "나도 갈게!" 하면서 상공으로 튀어나온다.


Step3. 서로 뻗었던 손이 딱 만나는 순간!

두 전기가 딱 만나는 순간, 전기 통로가 완성이 되고, 이때 일어나는 방전이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번개'다. 이 에너지가 주변 공기를 수만 도까지 순식간에 가열을 하게 된다.

가열을 하면 공기가 팽창하게 되는데, 이때 '우르르 쾅쾅!' 하는 것이 생기는데, 이것이 바로 천둥이다.


번개가 치는 순간 주변의 온도가 약 30,000℃가 되는데, 이는 태양 표면의 온도보다 약 5~6배 뜨거운 열을 '한순간'에 퍼뜨리게 된다.

이렇게 갑자기 엄청난 열을 받으면 공기는 팽창하면서 폭발하듯 퍼져나가는데, 이것에 '충격파'를 만들고, 그게 멀리멀리 전달되면서 '우르르 쾅쾅'하고 소리로 들리게 된다.


근데 항상 번개가 번쩍 한 뒤에 천둥소리가 들리게 된다. 이 또한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

빛의 속도는 1초에 약 300,000km의 속도, 즉시 도달한다는 것이고, 소리는 1초에 약 340m의 속도이며, 느리게 도달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눈에 번개가 먼저 보이고, 뒤 이어서 천둥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우리는 이 번개가 어느 정도의 거리에 쳤는지를 대략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번개를 보자마자 초를 세기 시작한다. 두 번째로 천둥소리가 들릴 때까지 세었던 초에다가 340m를 곱하게 되면, 대략적으로 어느 정도의 거리에 번개가 쳤는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번개를 보고, 5초 후에 천둥이 쳤다는 것은 '5 x 340m = 약 1720m' 떨어진 곳에 번개가 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그냥 '번쩍', '쾅'하고 넘기지만, 그 안에는 하늘의 감정, 구름의 충돌, 전기의 춤이 다 들어 있다.

번개는 하늘이 참지 못한 정전기의 분출이고, 천둥은 공기가 질식한 듯 터진 울음이다.


지표면과 대기의 물질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결과물이 바로 '천둥 번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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