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카는 화가 나면 침을 뱉는다

by 서하

알파카(Alpaca)는 남아메리카 고산 지대에서 서식하는 낙타과 동물로

사회적 동물답게 무리를 이루어 생활한다.

알파카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행동 중 하나가 침을 뱉는 행위이다.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듯 무작정 공격적인 행동이 아니라 불쾌함, 경계, 경쟁 심리에서 비롯된 의사 표현이다.

특히 먹이를 두고 다툴 때, 또는 서열 다툼 중에 뱉는 침은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한 수단이다.


알파카는 반추동물로, 위가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다.

침 뱉기 행동 시에는 두 번째 위에 해당하는 반추 위에서 역류시킨 음식물(반추물)을 뱉는데, 이는 단순한 타액이 아닌 강한 냄새가 나는 위산과 소화액이 섞인 액체이다.

위액까지 섞인 소화물이므로 냄새가 매우 강하다.

상대는 이를 맞고 나면 냄새 때문에 물러나게 되며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회적 위계가 정리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알파카가 자주 침을 뱉는 건 아니다.

성격이 온순한 개체는 좀처럼 침을 뱉지 않으며, 일부 개체는 상대의 접근 자체를 피하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즉, 침 뱉기는 알파카의 전형적 행동이지만 개체차가 존재하며, 스트레스 상황, 사회적 맥락, 과거 경험에 따라 나타날지 여부가 달라진다.


흥미롭게도, 알파카는 사람에게도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데,

이는 사람을 위협 요소로 인식하거나 스트레스를 느낄 때 발생한다.

즉, 단순히 '화를 낸다'는 수준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과 감정 상태를 복합적으로 반영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인 것이다.


불편함을 표현하지 않고 참고만 있으면 오히려 사회적 메시지를 잃고 관계가 왜곡될 수 있는데

'표현하지 않으면 이해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파카는 좀 더 원초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재작년 제주도에 놀러 갔을 때 알파카 목장에 방문했다. 그때, 당근을 가지고 들어갔더니 그 주변의 알파카가 모두 몰려오고 몇몇 알파카는 침까지 뱉어서 매우 당황했던 적이 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당시 아기 알파카가 너무 귀여웠던 기억이 있는데, 아기 알파카의 모습을 AI로 그려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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