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바라는 온천을 즐긴다

by 서하

카피바라(Hydrochoerus hydrochaeris)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설치류로

남미의 열대 및 아열대 지역의 늪지, 강가, 습지를 중심으로 서식하는 반수생 동물이다.

생리적으로는 땀샘이 없고, 체온 조절 능력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물에 들어가는 행동은 체온 조절에 핵심적이다.

또한 재규어, 독수리, 아나콘다 등의 천적으로부터 도망치는 수단으로도 물속 은신이 매우 효과적이다.


다시 말하면, 카피바라는 물 근처에서의 활동을 선호하며,

체온 조절과 천적 회피를 위해 주로 물속에 들어가 있는 행동 특성을 지닌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는 계절이 되면 스스로 따뜻한 물가나 온천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난다.


일본 나가사키 바이오파크와 이즈 동물원에서는 실제로 겨울철 카피바라에게 온천욕을 제공하는데,

이는 단지 관람 목적이 아니라 동물복지 차원에서 과학적 논의가 반영된 행동 유도라고 한다.

겨울철에 따뜻한 물에 들어간 카피바라의 심박수와 코르티솔 수치(스트레스 지표)가 안정된다는 보고가 있고

자발적으로 온천에 들어가는 행동이 반복되는 현상을 보면, 이는 학습된 습관이자 스스로 선택하는 생리적 조절 전략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온천에 있는 카피바라는 눈을 반쯤 감고,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으며, 가만히 서로 곁에 있는 채로 휴식한다.

무리를 지어 함께 목욕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이 행동은 체온 유지 외에도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즉, 따뜻한 물이라는 환경 속에서 개체 간의 긴장도가 줄어들고

서로의 존재를 더욱 편안하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 단위로 생활하는 카피바라 특성상 이러한 공동 행동은 군집의 안정성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마치 하루의 피로를 물속에서 풀 듯 일정한 온도와 거리 안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긴장을 푼다.


자연 서식지인 남미 지역에는 인간이 만든 뜨거운 온천 시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카피바라는 자연환경에서 햇볕이 드는 따뜻한 물가나 얕은 진흙탕, 온수성 수로 등을 활용한다.


카피바라처럼 뜨거운 물에 잠긴 얼굴로 세상의 속도를 조용히 잊고 있는 시간도 중요하다.

카피바라가 온천욕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함께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 카피바라. 늘 다양한 동물들과 유대를 맺으며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주로 보았는데 물에 담그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되니,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어찌 보면 사람과 유사한 것 같기도 하다. 다른 동물들과 온천욕을 즐기고 있는 귀여운 카피바라의 귀여운 모습을 AI로 그려보았다 :)


keyword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