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더 어릴 때 읽었던 그림책 중에
유독 정리하지 못하고
계속 책장에 남아있는 책들이 있다.
그중
백희나 작가님 도서는
당근행으로 보내려 사진을 찍다가도
어느새
페이지를 넘기며 읽다
다시 책장에 꽂아버리는 일만 수년째이다.
<연이와 버들 도령>을
사자마자 처음 읽던 날,
그림책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검게 타버린 뼛조각을
하나씩 이어 붙인 그림에
아이와 나도 놀라 다급히 글자만 읽어대며
책을 덮어버린 기억이 있다.
오늘 아이가 없는 틈에
이제는 넘치는 그녀의 책장을 정말로 비워내고자
살펴보는 중
급히 덮어버린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예전에 읽을 땐 몰랐는데,
타버린 뼛조각 그림 옆에 쓰인 문장이
왜 그땐 읽은 기억조차 없는지.
다시 천천히 몇 번이고 읽어보는데
주인공 연이에게 동정심마저 든다.
조금 더 오래 소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