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이와 버들 도령

by 송화


아이가 더 어릴 때 읽었던 그림책 중에

유독 정리하지 못하고

계속 책장에 남아있는 책들이 있다.


그중

백희나 작가님 도서는

당근행으로 보내려 사진을 찍다가도

어느새

페이지를 넘기며 읽다

다시 책장에 꽂아버리는 일만 수년째이다.


<연이와 버들 도령>을

사자마자 처음 읽던 날,

그림책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검게 타버린 뼛조각을

하나씩 이어 붙인 그림에

아이와 나도 놀라 다급히 글자만 읽어대며

책을 덮어버린 기억이 있다.


오늘 아이가 없는 틈에

이제는 넘치는 그녀의 책장을 정말로 비워내고자

살펴보는 중

급히 덮어버린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예전에 읽을 땐 몰랐는데,

타버린 뼛조각 그림 옆에 쓰인 문장이

왜 그땐 읽은 기억조차 없는지.

다시 천천히 몇 번이고 읽어보는데

주인공 연이에게 동정심마저 든다.


조금 더 오래 소장해야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