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Born to a Silver Spoon

Beyond the Parent Card

by Mira

<스레드>에서 ‘인생은 부모 빨’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부자 부모 만난 아이들을 따라갈 수 없다.. 는 글에 공감이 얼마나 많은지.


나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왜 내 부모는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나.


언제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냐 하면,

내 인생이 정말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을 때.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도 되는 일이 없을 때,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원망과 변명의 대상이 부모더라


내가 조금만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랐더라면,

내가 좀 더 부모의 서포트를 받는 인생이었더라면

지금과는 달랐을 거라는…


비겁하고 어리석은 생각이

곰팡이처럼 피어나더라.


내가 정말 최선을 다 했나?

그 방향이 잘 못 된 거는 아니었고?


내가 회사에서 본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얘기를 해볼까?


대학 졸업하고 회사에서 받는 월급이 자기 용돈인 애들이 있다.

그 돈으로는 여행을 가든, 주식을 사든, 집을 사든

모든 선택이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이다.


반면 그 월급이 집안의 생활비인 아이들이 있다.

대학도 대출받아 간신히 졸업하고,

해외여행이나 명품에도 목말라 있는 상태.

월급을 쪼개서 집에 내놓고, 또 쪼개서 로망 비용으로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전자인 이들은 대학 때 이미 해외여행, 연수, 명품 다 해봤기 때문에

슬슬 집을 살까,

주식을 살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럴 때 주변에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도 어드바이스 해주는 어른들도 많다.


후자인 이들은 당장 숨 돌릴 틈도 없이 ,

생활비와 빚 갚기에 인생의 초반 에너지를 다 써버린다.


미혼인 상태에서 집을 미리 산다거나

투자를 한다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


이 차이는 단순히 통장 잔고의 차이가 아니다.

기회, 시간, 마음의 여유가 다르다.

누군가는 사회 초년생 시절부터 자산을 불릴 수 있고,

누군가는 빚부터 갚아야 출발할 수 있다.


이렇게 시작점이 다르던 후배들을

10년 넘게 보고 있다.

결혼하고 나서도 ‘상급지’로 이동하는 것도 있는 집 아이들이더라. 가족중에 상급지에 사는 이들이 많고 그들의 조언과 인사이트에 자극 받기 떄문이다.


이것이 부의 대물림이구나 싶었다.

게다가 경제적으로 없는 집 애들은

부모나 형제가 사고 치면 그 뒤치다꺼리가

오롯이 그에게 돌아온다.


집안에서 그래도 대기업이라도 다니는 애는

‘걔 하나’니까,

모든 희망과 기대와 요구가 그에게 집중된다.


그렇게 10년이 지나니,

동기들은 결혼하고 아파트 등기 치고 아이도 낳는데,

집안의 모든 것을 짊어진 애들은

결혼은 생각할 겨를이 없더라.


후배들의 그런 양상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너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들에게 다가가

대뜸, “투자를 믿으십니까?”

물어볼 수도 없고.


정말 가난한 부모는

자식에게 가난한 정신과

가난할 수밖에 없는 선택과 마인드를

물려주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생각을 미시적인 레벨에서 좀 더 크게 확대해 보자.


한국은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세계에서 최하위 빈민국이었다.

조상 대대로 가난했고,

생존을 위협받는 보릿고개를 경험했다.

교육도, 투자도, 미래도 없는 나라였다.


가난이 대물림된다는 이론이 맞다면,

한국의 성장과 오늘의 문화적 위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끼리 모여

‘부모 때문에 성장하지 못한 자신들’에 대해 푸념하고,

있는 집 애들 향한 위화감을 정당하게(?) 쏟아내면 좀 위로가 될까?


그런데 나는 그런 패배의식을 거부한다.

내 부모가 가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고통스럽지만 면밀히 생각하기도 했다.


부모지만, 그분들이 가졌던 ‘사고의 오류’,

‘경제적인 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그것은 분명히 부자의 그것은 아니었다.

실패와 가난에게 빠져나올 방법이 있었는데, 어리석은 결정을 ‘반복’ 했다.


부모에게 물려받을 자산은 없지만,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은

내가 선택해서 바꿀 수 있다.


가난하고 무능한 부모를 흙수저라고 표현하는 건, 부모와 자기 자신에 대한 모욕일 뿐이다.

약한 사람들끼리 서로를 무시하고 모욕을 주고 받는 꼴이다. 그런 마인드를 갖고 ‘핑게’를 찾는 마음으로는 절대, 절대,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가난한 부모를 닮아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이것은 부모에 대한 사랑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그리고 부잣집 아이들이 마냥 좋은 거 같지?

그들도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나름 고충이 많다. 어떤 인생도 다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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