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스드메 보다 집!

후배들과 나눈 부동산 상담기

by Mira

후배들이 결혼을 앞두고 찾아올 때마다 내가 반복해서 하는 말이다.


“스드메는 찰나고, 집은 영속이야.

좋은 집을 골라야 그다음 삶이 편안해져.”



2015년에 결혼한 후배 A

신랑 회사가 성수동이고 후배는 광화문.

나는 망설임 없이 옥수동을 찍었다.

그때 프리미엄이 1억 정도 붙어서 6억 정도였다.

이 놈은 어디서 무슨 얘길 들었는지, 잠실에 4억 전세로 가더라.


너무 좋아했던 후배라서 2년 후 전세 재계약을 앞두었을 때, 친정이 있는 <목동>으로 가라고 권했다.


이제 신혼도 아니고 아이 낳으면 부모님 가까이 있는 게 좋으니까.

2년 연장하더라.

2020년이 돼서야 마음이 급해졌는지, 오를 대로 오른 집을 사버리네.

후배 B – 사랑에 빠진 신입사원, 서울에 집을 사겠대

2016년.

신입사원 교육을 갔다가 계열사 남자와 결혼까지 하게 된 후배 B. 입사한 지 채 1년도 안 된 때였다.


대출을 최대한 더해도 자금이 2억.

둘 다 광화문에 직장이 있어서, 나는 고민 없이 3호선 라인의 일산 역세권 아파트를 추천했다.

그때 25평 아파트가 1억 8천이었다.


나는 점쟁이가 아니다.

그저 가용 금액과 출퇴근 동선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계산일 뿐이다.


나도 그랬다.

선천적 히키코모리 기질 덕분에 언제나 회사와 ‘왕복 30분 컷’ 역세권에만 집을 얻었고, 그 결과 나도 모르게 살던 동네의 집값이 오르는 신기한 일을 자주 겪었다.

나중에야 깨달았다.

도심 역세권 아파트의 위력을.


그런데 이 후배는 내 말을 들었을까?

휴우—


서울에 살고 싶다며, 서울 끝자락에 빌라를 샀다.

그리고 몇 년 뒤, 아파트가 한참 오른 시점에 검단에 아파트를 또 샀단다.

이미 다 오른 후에.

어쩌면 좋니…


후배 C – 검소한 부부의 전세 라이프

이 후배는 2012년에 결혼했는데,

결혼한 지 6~7년이 지나도록 전세를 살고 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부부 모두 너무 검소해서 예금이 꽤 있었다. 그래서 2016년에 내가 용산 헤링턴 아파트를 추천했다.


당시 분양가는 10억이 넘었고, 대출 규제가 갑자기 강화되면서 혼란이 생겼다.

소위 ‘던지는 물건’이 나올 정도였다.

분양 사무소에선 수분양자들이 엉엉 울고.


후배는 눈이 똥그래져서 나를 미친 사람 보듯 보더라.

평소 만 원 이상 쓰면 진땀 흘리던 애였으니까.


몇 년을 두고 나의 또 놀림을 받더니,

2017년 겨울부터 신랑과 부동산을 보러 다니더니

재개발 예정지에 있는 역세권 나 홀로 아파트를 결국 매수했다. 대출 없이.

8억 가까운 금액이었다.


후배 D – 사랑에 빠진 꼬꼬마, 도파민 과다 커플의 부동산 늦장


이 후배는 처음 소개팅부터 고백, 프러포즈까지

모든 연애 히스토리를 실시간으로 들려주던 사랑둥이 후배다.

2026년 2월, 드디어 결혼한단다.


나의 고정 멘트를 다시 꺼내 들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스드메는 찰나고, 아파트는 영원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반짝이는 눈으로 ‘네!’ 하던 아이는

돌아서면 다 잊는다.


이 커플의 문제는, 둘 다 지방러.

서울의 동서남북 가치는 물론이고,

그 옆에 붙은 경기도는 더더욱 감이 없다.


신랑 회사는 평택, 신부 회사는 마곡.

나는 지도를 펼쳐 들고 광명을 딱 찍었다.

그게 올해 1~2월쯤.


광명에 입주 물량이 몰려 마이너스 피가 붙는 상황이었는데,

내 몸이 반응하더라.

지금이닷!


하지만 후배는 웨딩촬영 준비로 뼈마름 다이어트 중.

그 에너지를 집에 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행도 다니고 연애도 즐기다 보니 상반기가 훌쩍 지나갔다.


“이제 집 좀 알아볼까?”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예전엔 조정장이 오고 나면 2,~3억 오르더니

이번 에는 5~7억 단위로 점프.


“시장이 좀 더 떨어지면 살 거예요.”

…?


주식이 5%만 움직여도 손이 안 움직이는데,

아파트를 떨어지면 산다구?


떨어지면 더 떨어질까 봐 못 사고,

올라가면 더 오를까 봐 못 산다.


나는 오늘도 그대에게 말한다


스드메는 찰나고

아파트는 인생이다.


사소한 일에 에너지 쏟지 말고

가용 자금, 출퇴근 거리, 입지, 공급 주기.

이 네 가지만 제대로 보자.


드레스는 추억이고

아파트는 생존이다.





keyword
이전 14화01.경제가 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