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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y Oct 31. 2020

우린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



우린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

나의 과거의 아픔이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






어느 연예인 이름이 네이버 검색어에 오르기 시작한다. 어떤 사고를 쳤나 보다 하고 클릭해보니 시험관 시술에 실패했다는 기사였다. ‘아이고’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그 연예인에 대한 기사를 추가로 읽으며 어떤 사연인지 찾아본다. 무슨 이유인지, 어떤 병원을 다니고 있는지, 몇 번째 시도 인지 등을 기사를 통해서 알게 된다. 요즘에 많은 연예인들이 텔레비전에 나와서 자신의 시험관 시술을 고백한다. 몇 번의 실패 끝에 아이를 가졌다든지, 아님 몇 번의 실패를 하고 올해 또 도전할 것이라는 등의 기사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사나 인터뷰 외에도 직접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첫 진료부터 마지막 결과 통보까지 시술하는 전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실패의 결과를 듣고 슬퍼하는 모습을 눈을 떼지 못하고 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더욱 궁금해한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계속 시도하고 있는지, 요즘은 잘 지내는지 말이다. 그들의 삶에 관심이 생기는 것이다.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남이지만 난임이란 단어로 연결되었다.  


요즘 내가 가장 애청하는 프로그램은 KBS에서 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이다. 여기에서 샘 해밍턴 씨의 아이들인 윌리엄과 벤틀리가 나오기 때문인데 이 두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들도 시험관 시술을 통해서 낳았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더 유심히 보게 되었다. 눈앞에 보이는 성공사례이자 나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는 아이들이랄까. 샘 해밍턴 씨는 셋째 아이도 시험관 시술로 도전한다고 했다. 셋째 아이도 힘내시기를. 이렇게 방송에서 공개되는 여러 이야기들을 보면서 큰 위로를 받는 이유는 이 일이 혼자만 겪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리 난임 인구가 늘었고, 병원에 대기자가 너무 많다고 할지라도 내 삶으로 돌아오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아무 문제없이 아이를 잘 낳고 살고 있다. 결혼을 하자마자 혹은 하기 전부터 들려오는 임신소식들은 나를 외롭게 만든다. 내 인생만 너무 도드라져 보인다. 난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친구는 있지만 이를 깊이 공감할 친구는 주변에 없는 것이다. 겪어보지 않는 이상 그 이상의 공감은 힘들다. 그래서 요즘 많은 시간을 난임 온라인 카페에서 보낸다. 시험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방문하기도 하지만 위로받고 위로하기 위해서도 간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고 내 삶이 위로받기도 하고, 내 작은 댓글에 다른 사람이 위로를 받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나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 마음속 응어리를 조금씩 풀어낸다.  


이렇게 지극히 개인적이고 재미없는 내 난임 일상을 글로 남기는 이유는 같은 이유에서이다. 이 글을 쓰며 내가 위로받는 것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 별 거 아닌 일상의 기록이지만 이 안에 버티고 버텨낸 내 삶이 들어있기에 더 이상 견디기 힘든 어느 날 밤, 지금 읽고 있는 이 문장 하나가 당신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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