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사랑에 대한 탐구. 1

by 지안



끝내 이혼이 물어다준 물음. 사랑. 그리고 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갈 곳 잃은 답들과의 마주침이 있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에 대한 얕고 흐르는 개울스러운 항목들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사랑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에 대한 진땀 뺄 만큼의 고민과 탐구 아래 모르겠다. 는 결론을 들고 결국 도서관을 향했다.


여러 권의 심리학 책이 답하지 못하던 내가 찾던 사랑은 소설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랭 드 보통의 책이었다.


사랑, 누군가에겐 하트 모양, 누군가에겐 별 모양, 누군가에겐 동그란 모양. 저마다 사랑을 그려둔 그림에 스치다 얻어걸린 이가 그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되곤 한다.


그리고는 그를 이상화하여 마치 그가 내가 찾던 사람인 것처럼 여기지만, 이내 이상화된 그에 대한 이질감으로 불편이 생기게 되곤 하는.


왜 사랑에 빠졌는지 알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고. 이유를 댈 수 있으면 사랑이 아닌 것이라고. 그런 오랜 이야기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내 삶에는 와닿을지 멀어져 버릴지 알 수는 없는 일들이 사랑이라는 미지의 세계의 시험이다.


내가 너무 명확하여도 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며, 내가 너무 흐릿하여도 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었다. 거저 되는 것이 세상살이 중 없다는 걸 느껴왔는데, 사랑은 거저 되는 줄 알았다. 사랑도 배움이 필요하고 이겨냄이 필요하고 꾸준함과 무엇보다 맞닿음이 필요한 줄을 몰랐다.


나도 나지만, 상대도 상대라서 상대가 나와 같은 선의 자아상이 있어야 할 것이며, 말이 통할만큼의 논리적 감정적 지능이 통해야 하고, 서로의 경험을 이해할 만큼 폭의 너비가 비슷해야 비로소 온전한 사랑이 가능한, 그러나 아주 미스테리 하게도 모든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지라도 빠져버리는 것이 사랑이다.


설명하기 쉽도록 구분해 보자면, 외모나 특정 조건에 따라 감정적으로 빠져드는 사랑을 감정적 사랑이라고 칭해보고 차분한 대화를 통해 가치관이나 상황 대응 방법 등의 다양한 조건의 깊이를 측정하고 느끼며 빠져든 사랑을 이지적 사랑이라고 칭해보고 싶다.


어떤 사랑이 더 강하고 오래갈까. 이것이 나의 첫 질문점이었다. 짧지만은 않은 세월이었으나 이겨내지 못한 연하고 얇았던 두께의 사랑에 대한 반발심이랄까. 모두가 같은 답이 나오진 않겠지만, 아마도 후자에 더 많은 답이 실리지 않을까 싶다.


이지적 사랑은 심리학에서는 동반적 사랑이라고 지칭한다. 시간의 흐름은 두 측면의 사랑을 모두 약하게 만드는 것은 동일하지만, 동반적 사랑은 오히려 관계 기간이 길어질수록 따스한 여운의 형태로 남아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강하게 오래가는 사랑은 없었다. 강하든 약하든 오래가는 사랑은 동반적 사랑이었다. 깊은 애정과 신뢰. 상호 간의 존중. 그리고 삶을 '공유'하려는 의지가 있는 동반적 사랑.


내가 찾던 방식의 사랑이었다. 탐구해 볼 만하였다. 그리고 난 머리로만이 아니라, 실천적으로도 사랑을 탐구해 보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 2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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