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봉오리

by 지안

비가 잔뜩 시원히
부어지고 나면
잎 사이로,
나뭇가지 틈으로
봉오리를 깨고
피어나는 싹들.

튤립은
피었을 때
바로 져버렸다.
피지 않았을 때
가장 아름다웠다.
그러나 모두
싹을 틔웠다.

피지 않은 아름다움을
지닌 꽃일지라도
쏟아지는 비를
원망치 않고 머금어
싹을 틔우는,
나의 봉오리를 깨는
그러한 인생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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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