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지는 못하는 시>
멍
마림(眞林)
맞을 때는
아픈 줄도 몰랐다
그저 무언가와의 부딪힘,
짧은 마찰이라 느꼈다
초침이 흐르며
순간을 마주한다
퍼런 것이 올라오며
나는 죽었다고 말한다
그제서야 죽었다고 인지한다
아직 내 안에 있기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분침이 흐르며
기억을 마주한다
누런 것이 올라오며
살아나겠다고 말한다
제발 살려내라고
말하지 않아도
거짓말처럼
살아난다
세월이 흐르며
그림은 옅어진다
세포의 재생으로
물감은 옅어졌지만
네가 보냈던 눈빛은
옅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