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으로 땅이 꺼질 수만 있다면

<방구석에서 쓰여진 시>

by 마림

한숨으로 땅이 꺼질 수만 있다면


마림(眞林)


파도는 턱 끝까지 차올라 범람하기 직전,

절벽 끝 긴장을 풀기 위해

길고 긴 숨을 몰아내 쉰다


날숨은 해녀의 물질을 위함이 아닌

그저 살아가기 위함인데

바다는 사정을 봐줄 리 없다


검푸른 파도가 야속해

안온의 호수를 찾아 도망치다,

이제 편하게 내쉬자하니

미동의 물은 고여 썩어버렸다


그저 내 깊은숨으로

이 모든 게 꺼질 수만 있다면

궤도를 이탈해 비행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