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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은행권 주도권, 농협은행이 잡나?

임주연 기자

by 뉴스프리존

협의체 확대 속 류창보 회장 영향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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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산하 스테이블코인 분과에 국민, 신한, 우리, 농협, IBK기업, Sh수협, 케이뱅크, 부산, 대구, 하나은행 등 10개 은행이 최근 속속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협의체의 회장은 류창보 농협은행 블록체인 팀장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OBDIA는 2018년 9월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를 받고 출범했다. 당시 SK텔레콤과 신한은행이 주축이었고 블록체인 및 DID 산업 활성화와 생태계 구축, 정책 제언을 목표로 은행·핀테크·IT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최근 이 협의체의 중심에는 농협은행이 섰다. 류창보 블록체인 팀장이 OBDIA 회장을 맡고 은행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류 회장은 2004년 농협중앙회 IT개발자로 입사해 디지털 금융 혁신과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이끌어왔으며, 2020년부터는 농협은행 블록체인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OBDIA 회장을 겸직하며 스테이블코인 분과를 총괄하기도 한다.


최근 류 회장은 협회와 은행권의 협업 논의를 실무적으로 주도하며 국내 스테이블코인 정책과 인프라 구축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협회는 현재 은행권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지급결제 인프라 표준화, 해외송금 플랫폼 공동 연구, 법제화 대응, 핀테크 기업과의 파트너십 등 다각적 실무 과제를 추진 중이다.


만약 스테이블코인이 연합체제로 발행된다면 농협은행이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해외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연합으로 발행 논의하는 사례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일본 은행들의 공동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인 팍스 프로젝트에 신한은행, 케이뱅크와 참여하고 있다.


류 회장은 지난 9일 블록체인 수요공급 협의체 정례회의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민간 화폐가 아니라, 공공성과 신뢰성을 전제로 한 디지털 경제 인프라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주요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국경 간 송금 플랫폼 상용화를 추진하는 만큼, 한국도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도 언급한 바 있다.


류 회장이 국내 은행권 전체의 공동 대응을 구상하는 반면, 각 은행은 독자적인 입장을 갖고 움직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은행별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하나은행은 ‘HanaKRW’, ‘KRWHana’ 등 16건, 우리은행은 ‘CKRW’, ‘WKRW’, ‘KRWOORI’ 등 20건 이상의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민·신한 등 주요 은행들도 독자 브랜드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류 회장은 6월 토크노미 코리아에서 “스테이블코인은 핫하다고 해서 해보자는 수준의 프로젝트가 아니다”라며 “은행들에게 협업 제안을 드렸던 시점은 3월 18일로 기억하는데, 당시의 싸늘한 반응과 현재의 온도차를 보면 씁쓸한 감정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류 회장은 은행권과 비은행권의 주도권 경쟁 구도를 준비하자고 주장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주도권 경쟁이 중요한 이유는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안정적으로 도입된다면 지급결제, 해외송금, 자산 토큰화 등에서 혁신적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특히 서비스의 ‘표준‘이 될 은행은 장기적으로 데이터, 수익모델 연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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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프리존(newsfreez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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