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받는 일보다 사랑을 주는 일이 더 익숙하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고백한다는 것은 망설임보다 자연스러움에 가까웠고, 좋아한다는 표현은 아끼기보다 흐르는 대로 건네는 편이었다. 함께 있는 순간의 편안함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존중과 애정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일. 그런 마음의 움직임들이 나에게는 곧 사랑 그 자체였다.
그렇다고 해서 가벼웠던 것은 아니다. 나에게 마음을 준다는 것은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나는 당신의 삶에 함께하고 싶어요.”라는 조용한 약속과도 같았다. 한 번 마음을 주면 쉽게 거두지 못하는 성정 때문에 나는 자주 오래 머물렀고, 그래서 더 깊이 다쳤다. 정이 많은 사람은 결국 상처도 많이 받는 사람이기 마련이었다.
그래도 나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일이 여전히 감사하다고 느낀다. 사랑은 누군가를 향해 마음을 건네는 순간 생겨나는 작은 온기 같아서, 그 따스함이 상대에게 닿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빛이 된다. 사랑을 주는 일이 때로는 나를 지치게 하고, 오해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마음을 주는 순간들 속에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또렷이 알게 된다.
사랑을 줄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마음이 어디까지 닿을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어디까지 건너가도 괜찮을까. 하지만 답을 알지 못해도 괜찮다고 느끼는 건, 주는 마음이 내게는 결국 하나의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먼저 다가가고, 먼저 따뜻해지는 사람으로 남는 것. 그건 상처의 기록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고유한 시선에 더 가깝다.
사랑을 받지 못할까 두려워 움츠러들던 시간들보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순간들이 결국 내 삶을 조금씩 넓혀왔다. 그래서 오늘도 조심스레, 그러나 자연스레 마음을 건넨다. 돌아오는 것이 무엇이든, 사랑을 건넸던 나의 그 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걸 이제는 알기에.
받는 사랑이 나를 증명해주지 못했던 날들 사이에서, 나는 그렇게 사랑을 주는 방식으로 조금씩 살아났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조용히 스스로에게 말해보며 오늘도 꽃을 건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