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11.I need you_허각&지아
조카 첫 물놀이를 함께하는 영광을 누렸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조카의 아버지와 어머니, 조카 모두 높은 톤의 목소리와 발랄한 호흡이었다. 아기가 다치지 않도록 하면서, 물이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게 받으면서 주의를 기울였다. 섬세하게 신경 써야 하는 일을 했지만 다들 신나 있었다.
다음날 새벽 일찍 출근해야 해서 얼른 자야 했지만, 나도 자리를 빨리 떠나지 않았다. 나는 피곤해서 볼이 상기되어 있는데도 퇴장하지 않았다.
그래도, 물놀이한 장소와 물품 정리를 하고 나서 가족 중에서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났다. 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풍덩 누워서도 방 문과 벽 너머로 웃음소리가 들렸다. 몽글몽글한 마음으로 잠들려는 찰나에 떠올렸다.
'아, 이번 주 곡 골라야지!'
어떤 곡을 표현해 볼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이 분위기, 몽글거리는 마음을 표현하기에 좋을 곡이 바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허각&지아의 I need you.
원곡은 발랄하고 부드러운 기타 반주로 시작한다. 이 특징도 선곡에 영향을 줬다.
통기타 반주를 들으면 나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떠올린다.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들뜨기도 한다.
뮤지컬 <서편제>에서 유명한 곡 "살다 보면". 그 곡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소리는 함께 놀던 놀이". 소리꾼은 아니지만, 나도 그랬다. 노래(보컬)는 부모님과 내가 함께 놀던 놀이였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퇴근 후에 통기타를 들고 연주와 노래를 하시며 어린 나를 놀아주셨다. 어머니께서도 함께 노래해 주셨다. 그래서인지 기타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할 때도 통기타 반주 노래를 듣곤 한다.
-음량 키우는 데 집착 않기
-느낌에 집중해 표현하기. 멜로디와 악기 연주가 도와주는 리듬감 살리기
감미로운 곡. 자연스럽게 흐르듯이 달달한 일상을 노래하는 곡. 그렇기 때문에 음량을 키우는 데 애쓰지 않으려 노력했다.
곡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통기타 반주가 곡의 분위기 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달달하고 발랄한 멜로디, 중간중간 들리는 기타 코드 바꾸느라고 지판을 손가락으로 가르는 소리나 스트로크(연주법. 줄을 치는 것) 연주를 하느라고 줄이 긁히는 소리. 이 요소들이 곡의 분위기를 더 따듯하게 만들어준다. 발랄한 리듬감도 만들어진다.
이렇게, 악기 연주가 도와주는 리듬감을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산들산들 부는 바람처럼 청량하고 기분 좋은 분위기를 상상하며, 그림 그리듯이 부르려 노력했다. 듣는 이들도 내가 그리는 이미지가 느껴지게. 귀로 듣는 것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