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되고 나서,
나는 하루에 두 번 출근을 한다.
아침엔 학교로
오후엔 집으로
일터가 바뀌지만 누군가를 돌보는 내 역할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여전히 몸도 마음도 바쁘다.
빨래, 설거지, 청소, 요리…
해야 할 일은 끝이 없는데,
신기하게도
그중 어느 하나도 마음에 들게 끝나지 않는다.
수업 자료 만들 땐 돌아가던 머리가
집안일 앞에서는 멈춰버리고,
손도 마음도 어딘가 느릿하고 굼뜨다.
억지로 꾸역꾸역,
대충대충 해치우고 나면,
남는 건 짜증과 자책뿐이다.
그러다 아이들이 돌아오면,
나는 또 ‘엄마 선생님’이 되어 책상 앞에 앉는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글씨를 봐주고, 틀린 문제를 다시 풀게 하고…
내 아이에게 더 잘하고 싶지만,
마음은 점점 여유를 잃는다.
그렇게 하루를 이런저런 일들로 채우고 나면
정작 나의 하루에서
나 자신에게는 쓸 시간 한 줌 없다.
인스타 속 엄마들은
아무리 바빠도 틈새 운동으로 다이어트를 하고,
유튜브 속 엄마들은
건강한 식단을 챙기며 체력을 다진다.
심지어 그들은 살림이며 육아며
모두 완벽하기만한 그들의 삶은
나와 너무도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운동을 멈춘 지 오래,
그나마 조금 있었던 근육은 떠나고,
그 자리는 어느새 지방으로 채워졌다.
한때 ‘나’이던 시절 입던 옷은 이제 맞지 않고, 체력은 바닥나고, 마음은 더 쉽게 지친다.
그리고 그런 날,
아이가 조금만 떼를 써도,
조금만 늦장을 부려도…
나는 인내심이 바닥나 짜증부터 낸다.
그리고는 혼자 후회한다.
‘왜 나는 이것밖에 안 될까’ 하는 생각에 갇히고,
분명 나는 애쓰면서 살고 있는데 아이는 혼자 저만큼 커버린 것 같아서 내가 더 미안해진다.
체력이 떨어지면, 인내심도 함께 바닥을 드러낸다.
아이에게 화를 낼 때마다,
나 자신에게 실망할 때마다,
나는 또 한 번 느낀다.
나를 돌보지 못하면,
결국 아무도 온전히 돌볼 수 없다는 것을.
아이의 하루를 지켜주는 힘도,
아이의 실수를 품어주는 인내도
결국 나라는 사람의 체력과 마음의 여유에서 나오는 거였다.
그래, 몸에도 마음에도 근육을 기르자.
더 이상 내 바닥과 마주하지 않도록,
나도 아이도 돌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