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의 솥밥

함께 걷고 읽고 먹던 시절

by rumi


봄부터 한창 더워지기 전까지는 아이들 데리고 맨발걷기를 하기 좋다.


유치원에서 흙 꽤나 밟아봤던(?) 큰 아이도 좋아하고

이제 유치원에 입학하여 흙 밟는 맛을 알아가는 작은 아이도 좋아하는 맨발걷기.


맨발걷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신랑도 모처럼 함께 걷던 날이었다.


집밥을 좋아하지만 매일매일 해먹을 수는 없으니

귀가가 늦어지는 날에는 동네 맛집을 치트키로 이용한다.

특히,

좋아하지만 쉽게 만들기는 어려운 족발 같은 것(냉채족발 맛집이 근처에 있어 감사하다).


아이들과 그림책을 매일, 잠자리에서 읽곤 하는데

‘레인보우의 비밀 동시집’이란 책을 함께 보며

귀여운 동시에 무척 웃었다.

친구랑 화해하는 방법은

그냥 또 놀면 된다니.


정말 어린이들은 현명해.


이 페이지도 무척 공감하며 봤다.

내가 늘 하는 핑계들이었다.

한 입만! 하며.


그리고 집밥.


종종 솥밥을 지어 먹는데

그때그때 주어지는 재료로 조합을 만든다.

그 날은 마트에 자주 보이던 마늘쫑을 넣어서 솥밥을 해보았다.

조합이 좋다는 소고기 다짐육을 함께.

밥을 지을 때 미리 간을 조금 하여

요렇게 섞기만 해서 먹으면 그 맛이 참 좋다.

솥밥을 사랑하던 나의 시절.

캔 꽁치 하나 따서 김치찌개도 함께!



그렇게 완성된 그 날의 요리의 제목은 이러했다.

고기라 하면 라면부터 기대하는 아홉살 어린이의 소망이 그림으로 입혀졌다.

기대와 다른 밥상이었겠으나

너의 속을 든든히 채워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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