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0408 04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지희 Oct 20. 2024

감정적인 사람

누군가의 눈에 나는 굉장히 감정적이고 즉흥적이고 우발적으로 보일 것이다.


이 말들은 정답이면서 오답이다.


나는 실제로 감정적이다. 내 선택의 방향에서 기준점 첫 번째는 나의 감정이다. 어떠한 일에 내 감정이 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나는 큰 고민 없이 실행한다. 아무리 좋은 일과 좋은 사람이어도 그때의 내 감정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결정과 실행이 동시에 일어날 때도 있지만 매번 우발적인 건 아니다.


누군가 나에게 재미있는 일을 제안하거나 내 머릿속에 떠오른다면 가장 먼저 나는 이 일을 해도 되는지 고민한다. 나는 선택을 굉장히 빠르게 하고 그 시간이 아주 짧기 때문에 그냥 보기에는 고민 없이 선택하는 걸로 보일 수 있지만 아니다. 이건 확고한 내 주관에서 나오는 확신이기에 빠른 선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에서 오케이 사인이 떨어지면 나는 달력을 켠다. 그리고 그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날을 찾는다. 그렇게 날짜를 정하고 디데이가 되면 실행한다. 당일에 이루어질 때도 있고 일주일 뒤, 아니면 한 두 달 뒤에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내 결정은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나 계획적이기에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사람들은 보통 감정적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사용한다. 누군가가 ‘너는 감정적이야’라고 말했을 때 이 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보다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감정적인 사람보다는 이성적인 사람의 모습을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나는 아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건 감정이다. 인간은 감정적이어야 한다. 본인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고 그 방향으로 선택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신 내 감정적인 선택으로 인해 누군가를 상처 주고 피해 입히는 건 안된다. 그렇기에 나에게 감정적인 사람 = 긍정적인 사람이다. (그 전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가 꼭 들어가 있어야 한다.)


누군가 나에게 ‘너는 감정적인 사람이야.’ 라고 말한다면 나는 ‘맞아.’ 라고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의견에 공감은 할 수 있으나 내 기분이 마냥 해맑진 않을 거 같다. 왜냐하면 아직까지는 통상적으로 그 말을 부정적인 방향으로 쓰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이런 말을 들은 경험에서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느끼는 순간이 많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괜찮다. 그 사람이 나를 그렇게 느끼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


이런 내 생각이 일반적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분명 내 생각을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을 설득의 목적으로 쓰고 있지 않다. 단지 말해주는 거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나는 감정적인 사람이고 감정의 방향대로 움직이는 것을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내가 그런 사람인게 좋고 그렇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좋다고.


그리고 본인이 감정적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자신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이 글을 쓴다. But 누누이 말하지만 내 감정적인 선택으로 남을 피해 입히는 건 나쁜 게 맞다. 나는 내 감정적인 선택으로 남을 힘들게 하기보단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일을 선택하려고 한다.


그러니깐 재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다? 연락하세요. 재미있게 만들어드립니다아.


일출 11시간 전. 부산

이전 03화 아빠와 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