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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혜 Dec 20. 2024

프롤로그

“왜 가끔 내 엄마가 불편할까" 


상담 공부를 통해, 내가 경험하는 심리적 어려움의 근원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특히 엄마를 향한 과도한 책임감과 죄책감의 근원을 알고 싶었다.


그중에 내가 택한 건 보웬의 다세대 가족 상담이었다.

보웬의 다세대 가족 상담은 원가족을 이해함으로써,

 현재 가족 간의 심리적 어려움의 근원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엄마에게 느꼈던 불편한 감정들, 인터뷰를 통해 

온전하게 만난 엄마의 삶, 스물다섯 나의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사실, 엄마의 얘기를 이번에 처음 듣는 것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 설움 받은 이야기, 제때 공부 못해 한 맺힌 이야기, 

열다섯 살부터 서울 식모살이한 이야기들) 들을 때마다 

“아 또 저 소리다”하고 흘려듣곤 했었다. 


인터뷰를 정리하며 글로 깊이 마주한 엄마의 삶은 나의 마음에 크게 와닿았다. 

이제야 팔순인 엄마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제 엄마는 그동안 고생하며 살아왔으니까 참고 이해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가족 상담을 공부하는 동안 원가족으로부터 다세대 전수된 

나의 부정적인 행동 패턴들도 알게 되었다. 내 딸에게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기울인 노력도 책 속에 함께 담겨 있다. 


특히 나와 비슷한 K-장녀들에게 손바닥만 한 위로라도, 

손톱만 한 도움이라도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책을 출간하기 전에, 이 책의 숨은 주인공이 된, 두 딸에게 물었다. 


먼저 외할머니의 딸인 우리 엄마,

“엄마의 얘기가 책으로 나와도 괜찮아?”

“상관없어, 이제 다 늙었는데, 감출 것도, 잘 보일 것도 없어”

생각보다 쿨한 엄마의 반응이다.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딸에게도,  책 제목과 내용을 카톡으로 남겼다.

“되게 잘 만들었네. 너무 유치한 말만 안 쓰면 책 출간해도 돼” 

은근히 걱정했던 딸 역시 긍정적인 반응이다.


 책을 출간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두 딸에게 (우리 엄마, 나의 딸)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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