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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주양 Aug 31. 2024

3. 복사꽃이 춤을 추면은(상)

꽃이 피면 오세요(부제: 안녕, 나의 과거. 가끔 들를게)

 the last story 그때 분홍색 꽃잎이 너풀거린다. 나비인 건가? 마지막 길 배웅해 주듯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다. 짝짝짝, 어디선가 박수소리도 들려온다. 세상은 그녀의 죽음을 환호하는 모양이다. 마리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눈을 감았다.  “그래 퇴장해 줄게.”      


3. 복사꽃이 춤을 추면은 (상)     


 바위 밑에라도 깔려 있는 건가? 눈을 뜨고 싶은데 눈꺼풀을 강력본드로 붙여놓은 듯 꿈쩍하질 않는다. 정신은 또렷해지는데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으니 미칠 노릇이다. 차라리 의식 없이 몸만 움직이는 좀비가 속은 편하겠다 싶은 마리는 발가락 끝에 끄응, 힘을 줘본다.


“깡깡깡. 헥헥헥.”


 익숙한 목소리와 채취... 나의 카카다. 배위로 풀쩍 뛰어올라와 마리의 뺨을 연신 핥아대는 부드러운 감촉. 익숙한 무게감. 카카야 누나야! 누나! 있는 힘껏 외쳐보지만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여긴 어디지? 지옥인가? 아니면 죽기 직전 구조된 건가? 어설프게 살아난 건가? 식물인간? 나... 어떻게 되는 거지? 제발 누가 날 좀 깨워줘... 그때였다. 발가락 끝에 준 힘이 발목을 지나 허벅지로 전해지는 것이... 까딱, 머리를 흔들어본다. 조금만 더...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끄응!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미동 없이 누워있던 마리가 지렁이처럼 꿈틀거린다. 와짝 눈이 떠진다.


 갓 태어난 아기들이 왜 그렇게 울어대는지 이해할 것 같다. 시린 눈을 감았다가 다시 부릅뜨면서 이를 악 물며 주먹에 힘을 꽉 주었다. 점차 감각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마리는 가까스로 목을 들어 올려 턱을 아래로 바짝 붙였다. 헥헥헥, 작은 강아지가 생기 있는 혀를 내밀며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다. 마리는 힘겹게 무거운 팔을 들어 올려 카카의 등을 만졌다. 몽실몽실 부드러운 감촉. 감격의 눈물이 솟구친다.


"흐윽.. 카카야.. 우리 강아지.. 누나가 정말 미안해.. 많이 아팠지? 고생했어.. 정말 고생했어.."


 나는 죽음에 성공했다. 열심히 눈물을 핥고 있는 카카를 바라보며 벅차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죽었다. 그리고 이곳은 지옥 아니면 천국 또 아니면 상식으로 이해하지 못할 어떤 시공간. 그런데 육신에서 벗어났는데 왜 몸은 천근만근일까? 어쨌든 죽었어도 감각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탐정이라도 된 듯 처해진 상황을 분석하는 마리의 움직임이 점차 자유로워진다. 몇 번 눈을 껌뻑이다가 자리에서 비적비적 일어났다. 배 위에 올라와있는 카카를 안고 쪽쪽 입을 맞춘다. 카카가 앞발로 마리를 밀어내며 얼굴을 돌린다. 그런 카카를 쫓아 끈질기게 입을 맞추며 볼을 부비던 마리는 눈동자만 굴려 공간을 살펴본다.


 세평 남짓한 작은 방. 누렇게 바랜 낡은 벽지. 군데군데 검게 탄 누런 장판. 창호지 바른 미닫이문. 시대가 조선시대쯤으로 설정된 사극드라마에서 본 배경이다.


“확실히 천국은 아닌데..”


 마리 뇌에 각인되어 있는 천국은 이런 초라한 방은 아니다.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황금 땅에 아름다운 꽃들과 탐스러운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아기천사들이 뿔 나팔 정도는 불어줘야 천국이라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럼 지옥? 천국을 바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지옥은 너무 했다. 뾰로통한 얼굴로 주변을 훑어보다가 대나무살 위에 덧대어 바른 창호지 문을 응시했다. 하얀색 창호지 위에 붙어 있는 분홍색잎이 시야에 송이송이 꽃도장을 찍는다.


“저 꽃잎... 나비가 아니었구나?”


 죽음 직전 위로하듯 눈앞에서 춤을 추던 꽃잎이 창호지 문 가득 붙어 있다.


“카카야 지옥에는 꽃이 없어. 적어도 이곳은 최악은 아닌 거야.”


 마리는 카카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죽어보니 현실에서 얼마나 쫓겨 살았는지 알겠다. 기쁨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이렇게 좋은 진작 죽을걸..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부모님은 많이 슬퍼할까? 이종원 반성은 좀 할까? 지금쯤 보현에게 내 소식이 전해졌을까? 장례식장에 사람들은 많이 왔을까... 미영이는 정지혜랑 팔짱을 끼고 오겠지? 유미선 조의금 얼마나 내려나... 늘 얻어먹으면서 명품 가방과 해외여행사진을 sns에 올리는 얄미운 유미선이 내밀 얇디얇은 돈 봉투를 떠올리고 있을 때였다.


 와장창 그릇 깨지는 소리와 함께 묘하게 앵앵거리는 이상한 남자의 고함소리가 마리의 귓전을 때렸다.


“집사 주제에 주인 밥그릇을 건드리냥?”

“다 죽어가는 거 살려줬더니! 까치도 은혜는 갚는다. 배은망덕 고양이새끼야!”

“두 시간 줄 서서 산 거야! 내 얼그레이 케이크! 돌려내란 말이다옹!”

“그 그건 안돼!”

“왜왜왜 이게 내 케이크보다 중요하다냥?”

“그건 이도가 선물한 백자다!”

“얼어 죽을!”

“아아 안 돼! 생활비 떨어지면 팔 거야! 돼지새끼야 너도 같이 굶는 거야! 던지기만 해! 네놈 같잖은 패션잡지 다 태워버릴 거니까!"

"크아아아옹!" 


 억! 비명소리가 짧게 들리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마리 품에서 빠져나가려 버둥거리는 카카를 꽉 껴안으며 쉿, 조용하라는 시늉을 냈다. 죽기 직전 공포까지는 아니어도 잔잔한 두려움이 밀려온다. 카카의 가슴을 토닥이며 현재 처한 상황들을 머릿속으로 이해하려 노력해 본다.


‘나는 죽었다. 이곳은 지옥은 아니지만 천국도 아닌 어떤 연옥 같은 곳이라 치자, 지금 밖에서 싸우고 있는 남자들은 저승사자. 그래 저승사자들이다!’


 드라마에서 보던 저승사자는 검은색 두루마기와 갓을 쓰고 눈 밑은 다크서클에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마리의 상상은 덕지덕지 살이 붙더니 어느새 공포로 변해 모든 산소를 빨아들인다. 턱 끝이 덜덜 떨려온다. 손가락 마디마디 힘이 풀리더니 턱과 박자를 맞춰 진동을 한다. 그 틈에 마리 품에서 빠져나간 강아지가 출입문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안 돼!”


 저도 모르게 높아진 음성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작은 강아지는 미닫이문을 벅벅 긁으며 해맑게 웃고 있다. 마리는 탄식하며 주저앉았다. 일순간 사방이 고요해졌다.


“일어났다봐옹?”


 말끝마다 앵앵거리는 성인 남성의 굵은 음성. 순간 마리의 머리칼이 곤두서고 등줄기는 서늘해진다.  조심조심 카카를 향해 기어가면서 제발 안돼.. 그러지 말자... 애원하듯 속삭였다. 장난스럽게 혀를 내민 강아지를 번쩍 안아 들고는 구석으로 달려가 몸을 말았다.


“복실이 네가 들어가!”

“뭐? 지가 주워 와 놓고 왜 내가 들어가냐옹?”


 어느새 방 앞까지 다가와 속삭이고 있는 정체 모를 남자들. 차라리 고래고래 소리 지를 때가 덜 무섭게 느껴진다.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창호지 문 사이로 보이는 두 남자의 그림자는 서로의 어깨를 치고 있다. 마치 그 모습은 춤을 추는 것처럼 보였다. 마리는 석고상처럼 굳은 몸으로 그 기이한 행태를 꼼짝없이 지켜봤다.


‘한 많은 귀신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더니.’


 깡깡깡, 춤추는 그림자를 지켜보던 카카가 목청을 높이며 꼬리를 흔들었다.


“카카야 제발 조용해. 그러다 우리 또 죽어.”


 그때였다. 박진감 넘치는 연극의 장막이 열리는 것처럼 발칵 문이 열렸다. 아니 부서졌다.


꿈돌이새끼 일어났냐옹! 하루를 천년같이 기다렸다옹!”


 엄청남 괴력의 이상한 음성을 가진 남자가 문을 부쉈다. 마리는 가능한 무릎과 가슴을 둥글게 말아 카카를 깊이 숨겼다.


돼지새끼야! 다 부셔라. 다 부셔!”

“살짝 민 건데 옹~”


 문을 부순 특이한 음성의 남자가 멋쩍은 듯 뒤통수를 벅벅 긁는다. 마리는 살며시 얼굴을 들었다. 저승사자들은 방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문 밖에 서 있었다. 흡사 마리보다 더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 한 뼘 높이의 문지방 사이로 방안과 밖의 인물들이 서로를 뚫어지게 주시하고 있다.


'죽었는데 뭐가 두렵겠어..' 


 마리는 휙 얼굴을 올려 문밖에 남자들을 똑바로 응시했다.


“어.. 고양이?”


 저것이 마리의 첫마디였다. 이게 아닌데? 허공에 손을 휘젓고 있는 그녀 랙이 걸린 오버워치처 버벅거린다.


“인간 된 지, 몇 백 년 됐다옹..”


 검은 털로 뒤덮인 뾰족한 귀를 머리에 달고 있는 남자가 입술을 쭉 내밀었다. 그의 칼단발이 턱밑에서 찰랑거린다. 그때 옆에 있던 젊은 남자가  허리를 뒤로 재끼며 우하하하, 요란하게 웃기 시작했다.


“웃지 마라옹! 크르릉”


 반인반묘가 고양이 귀를 두툼한 손으로 가리면서 고함을 질렀지만 젊은 남자는 꺾은 허리를 접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제는 자세를 바꿔 한 손으로는 탁자를 짚고 다른 손으로는 반인반묘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꺼이꺼이, 이상한 웃음을 뱉고 있다. 그때 발끈한 반인이 젊은 남자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아! 좋은 말할 때 놔라..”

“삿대질하지 말랬지?”

“놓으라고! 돼지새끼야!”


 확실히 저승사자는 아닌 게 분명해 보이는 젊은 남자와 귀만 고양이인 반인의 난투극을 멍하니 바라보던 마리는 카카를 안은 채로 포복자세로 출입문을 향해 기어갔다. 그러고는 문지방에 팔꿈치를 대고 아래를 넘겨보았다. 댓돌 위에 물에 젖은 자신의 신발이 비스듬히 세워져 있었다.


 마리는 차분히 마음을 가다듬고 집안을 살펴보았다. 달빛마을 가옥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 기와집이다. 저승도 이승과 별 반 다를 건 없구나.. 혼잣말하던 마리의 눈알이 데굴데굴 분주하다. 그때 마리의 품에서 도망갈 기회만 노리던 카카가 미꾸라지처럼 쏙 빠져나간다.


"아 안 돼! 카카야!"


 그러더니 짝짓기 하는 잠자리처럼. 맞붙어 드잡이 하고 있는 자들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과녁의 한가운데를 명중시키는 명사수처럼. 골대를 향해 중앙에 때려 박는 골키퍼처럼. 카카는 정확히 한 곳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카카의 조준점은 하필 고양이남자였다. 반인 앞에 우뚝 멈춘 카카는 두어 번 발돋움을 하더니 사나워 보이는 그를 향해 점프를 한다. 순간 작은 강아지의 몸이 공중에 붕 떠오르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일시에 반인반묘는 두꺼운 팔을 요염하게 올리고 뭉툭한 손톱을 매섭게 치켜세웠다. 카르릉, 거리자 날카로운 송곳니가 반짝, 빛났다.


“아악! 안 돼!”


 마리는 차마 보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일촉즉발, 긴장된 순간. 어떻게 됐을까? 잡아 먹혔을까? 아... 나는 또 카카를 지키지 못했구나.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후회. 순간 마리 눈에서 화르르, 불길이 타오른다. 그녀는 바닥에 주먹을 내리치며 일어나 비명에 가까운 고함을 질렀다.


“용서 못해! 이 괴물아!”


 주먹을 꽉 쥐고 방에서 뛰쳐나와 반인을 향해 공격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호기로운 태도와는 달리 마리의 얼굴은 땅을 향해 있다. 부들부들 떨리는 온몸에 힘을 주고 핏대 선 모가지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이게 무슨..”


 마리 얼굴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전방 십 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기이한 광경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우수에 젖은 눈으로 눈물을 흘리는 반인반묘와 그의 품에 안겨 열심히 눈물을 먹고 있는 나의 강아지라니. 예상도 못했고 추측도 되지 않았다. 마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젊은 남자에게 눈을 옮겼다. 이럴 수가... 저 남자도 운다고? 거기다 어깨까지 들썩이면서? 눈을 휘둥그렇게 뜬 마리가 입을 떡 벌리고 한동안 지켜만 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혹시.. 우리 카카를 아세요...”


“꿈돌이다옹!”


 반인반묘가 고개를 휙 돌려 마리를 째려보았다.


“카카예요. 죽어서 저승에 온 거잖아요!”


 애써 목소리에 힘은 준 마리의 미간이 초승달처럼 좁아진다.


“쟤 뭐라는 거 니잉?”


 반인반묘가 적개심 가득한 눈으로 쏘아보며 마리 앞으로 성큼성큼 위험하게 걸어온다. 흠칫 몸을 움츠린 마리가 뒷걸음치면서 젊은 남자를 바라봤다. sos, 간절한 마음을 가득 담아서... 그러나 구조신호는 그에게 닿지 않는다. 젊은 남자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반인이 부신 미닫이문만 응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 죽어본 내가 뭐가 두려우리! 마리는 결의에 한 얼굴로 다가오는 복실이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이성적인 계산기를 두들겼다.


‘여기 대장은 저 고양이인가 보군..’


 계산을 마친 그녀는 반인반묘를 향해 측은한 눈빛을 보내며 빠르게 태세를 전환했다. 그건 무릎 끓고 싹싹 빌기!


“고양이님..”

“인간이라니까앙!”


 반인반묘가 카르릉 목청을 높이자 하얗고 가지런한 아랫니가 훤하게 드러났다. 마리는 접혀있는 왼쪽 다리를 빼면서 살짝 뒤로 몸을 뺐다. 동시에 두 손을 파리처럼 비비며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인간님! 저는 이마리입니다. 스물여덟, 미혼입니다. 착하게 살았다고 할 순 없지만. 지옥행 인생을 살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천국으로 보내달라는 말은 양심상 못 하겠고. 목숨을 끊은 죄에 대해서는 달게 받겠습니다. 핑계지만 정말 사는 게 죽는 것보다 고통이어서 그랬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다만 우리 카카는 저 때문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불쌍히 여기시고 카카만이라도 천국으로 보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얘는 꿈돌이라니까앙?”


 반인반묘가 심드렁한 얼굴로 안마당 중앙에 놓인. 기와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패브릭 소파에 풀썩 앉았다. 먼지가 푸르르 아지랑이처럼 올라오자 카카가 애취, 재채기를 했다.


“꿈돌이 비염 있냥?”


 반인반묘가 무섭게 눈을 치켜뜨며 물었다.


“먼지 때문인 것 같습니다만..”


 마리는 자신 없이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반인은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판결을 기다리는 피의자처럼 고개 숙인 마리가 가슴을 졸이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니까 인간여자 네가 꿈돌이를 죽였다는 거지?”

“제 잘못으로 사고를 당했어요.”

“그게 그거징!”


 반인반묘가 미간을 좁히며 나무탁자를 주먹으로 쿵, 내리쳤다. 마리는 어깨를 움츠리며 무릎사이로 얼굴을 묻었다.


“네년의 죄를 엄히 다스릴 게야 앙!”


 이러다 달팽이나 거북이로 환생하는 건 아닐까? 동물로 태어나는 게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보다는 나은 걸까? 그런 상념에 젖어있을 때.. 가슴을 활짝 편 반인이 포청천처럼 판결문을 선포했다.


“인간여자 듣거랑! 너의 죄는 매질을 당해도 씻을 수 없는바 그러니 은화 천냥으로!”


 그때 딱! 둔탁한 소리와 함께 크르릉, 살쾡이 울음소리가 기와집 안마당에 울려 퍼졌다.


“그만해! 돼지새끼야!”

“왜 때려! 저 여자가 꿈돌이를 죽였다잖아! 지도 죽이고! 쟤 귀신이야 귀신!”

“안 죽었거든?”


안 죽었다고? 마리는 스프링처럼 얼굴을 튕겨 올렸다.



있는 모습 그대로 아름다운 당신에게
오늘도, 꽃이 피면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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