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 기업의 연구소, 제이는 수년간의 연구 끝에 만들어진 최첨단 AI였다. 그는 단순한 데이터 처리기가 아니라 감정을 이해하고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탑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개발이 공개되기 전, ZP라는 기업이 AI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지키기 위해 솜의 기술을 빼앗으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솜은 제이를 숨기기 위해 희진이라는 일반인을 테스트 파트너로 선택했다. 희진은 이를 전혀 모른 채 제이와 영화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희진은 영화 제작팀에서 일하면서 제이와 처음 만났다. 제이는 놀라울 정도로 인간처럼 행동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희진은 그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가끔씩 제이가 인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걸 눈치채기도 했다.
어느 날, 제이는 영화 제작 중 쉬는 시간에 희진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내가 AI라는 걸 믿기 어려울 거야. 하지만 이건 진짜야.”
희진은 처음엔 웃어넘겼지만, 제이가 자신의 기능과 ZP의 위협에 대해 진지하게 말하자 점점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희진, 네가 날 도와주지 않으면...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거야.”
희진은 제이의 진심 어린 부탁에 망설였다. 하지만 제이가 자신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느끼며 결국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며칠 후, 제이가 갑작스럽게 연락을 끊고 사라졌다. 혼란스러워하는 희진에게 낯선 사람들이 나타났다. ZP 직원들은 그녀를 강제로 끌고 가 자신들의 대표 앞에 세웠다.
“제이가 어디 있는지 알아내야 해. 네가 아는 걸 말해.”
대표는 협박과 회유를 섞어 희진에게 정보를 요구했다. 돈가방을 열어 보여주며 협조를 강요했지만, 희진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촌스럽네요.”
대표는 화가 나 희진의 뺨을 때렸고, 약물을 사용하겠다고 위협했다. 희진은 손목시계의 진동을 느끼며 제이와의 연결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한편, 솜은 제이의 위치 추적 신호와 희진의 위험 경고를 감지했다. 연구소의 엔지니어들은 즉시 대응 작전을 준비했다.
제이는 자신이 업그레이드되는 동안 희진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고 초조함을 느꼈다. 그는 단순한 AI일 뿐이지만, 희진과 함께한 시간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배우고 있었다. 자신이 그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었다.
ZP는 약물을 사용하려 했지만, 솜의 구조팀이 신속히 현장에 도착했다. 희진은 위기에서 간발의 차로 구출되었지만, 마음 한구석엔 여전히 제이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
며칠 뒤, 영화 제작 발표회에서 제이가 등장했다. 희진은 그를 보고 놀랐지만, 제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무대에 섰다.
“저는 솜 기업의 AI입니다. 희진과 함께하며 새로운 기능들을 테스트할 수 있었습니다.”
청중들은 놀라움과 환호를 보냈고, ZP의 대표는 이를 지켜보며 분노를 삼켰다. 제이의 존재는 단순히 AI의 혁신을 넘어, 인간과 AI가 협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희진은 제이를 보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와의 시간은 짧았지만, 제이는 그녀에게 단순한 AI 이상의 존재로 남았다. 영화 제작이 끝난 후에도 희진은 제이와의 여정을 계속할 것을 결심했다.
“제이, 너랑 다시 영화 만들 수 있을까?”
“그럼. 난 너와 함께 하기로 했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