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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설렘은 시작을 만들고, 시작은 끝을 만든다

by 닥터플로

"늦은 때는 없다."


문 밖 한 걸음도

내딛기 어려운 세상,

발 밑을 버티던 땅이 흔들려도


고개를 들면

창 밖 정상은 저만치 앞,

그곳이 끝인지 알 수도 없다


그러나, 시작은

익숙한 낡음 속에

낯선 설렘을 불어넣는 것


문을 열고 나간 자리엔,

떠난 자의 자취가

또 다른 싹을 깨우고


두려움의 창 밖에는

타오르는 횃불이

길을 밝히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하며, 성장과정에서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마틴 셀리그만)에 순응하며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세상의 변화를 회피하거나 소극적인 대응으로 지금까지 누려왔던 적당한 삶이 크게 나쁘지 않다고 포장하며, 정체된 삶을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국민이 원하는 공직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개방적이며, 변화를 시도하며, 생각이 유연한 리더입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젊은 생각을 가진 공무원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공무원의 생각을 젊고 유연하게 만드는 걸까요?


'젊다'는 말은 곧 '설렘'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설렘은 성장에서 오는 기쁨이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경계를 넓혀갈 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공무원의 생각을 젊게 만든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설렘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학습과 성장, 그리고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작은 도전들이 곧 생각의 유연함과 젊음을 유지하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칙센트미하이(Csikszentmihalyi)의 '몰입(flow) 이론'은 사람들이 몰입 상태에서 만족감과 설렘을 경험한다고 주장합니다. 몰입은 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순간이며, 몰입 상태에서 사람들은 시간 감각을 잃고 창의적이며 열정적으로 활동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설렘은 몰입을 유도하거나, 그 결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결국, 공무원의 젊은 생각은 개인의 변화와 도전의 과정(flow)을 통해 적극적인 행정을 이끌어내고, 나아가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므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처럼, 지금 당장 설렘을 느끼며 작은 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됩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설렘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아래는 2021년 3월 강원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파견공무원으로 입학하여 교육연구소 [지역&교육협력 웹진] 기고한 짧은 글입니다.


[강원대학교 교육연구소] https://keri.kangwon.ac.kr/


“설렘”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은 언제나 두렵고 설레는 일이다.


전국 유일의 강원대학교대학원 지역교육협력학과로 파견된 공무원으로 전문적 역량을 계발할 기회와 자존감, 그리고 직장을 잠시 떠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내게 찾아온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비대면수업은 동료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어렵지만 개별 토론과 주제 발표 등 수업활동은 작은 모니터를 통해 끝이 보이지 않는 학문의 세계로 나를 오롯이 빠져들게 만든다.


자연과학, 네트워크 분석으로 이어지는 교과목 들은 생소한 전문용어를 무기로 굳어진 나의 머리를 공격하고, 수업 교과목마다 다가오는 발표 순서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다양한 지식과 객관적 사고는 그동안 근무했던 교육현장과 그 속에 정체된 나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특히, 강원행복교육지구 컨설팅, 온라인 학술대회 및 교육포럼 참가는 이원적인 조직에서 행정업무를 처리하며 부지불식간에 굳어진 교직에 대한 일방적 확증편향에서 벗어나 교직과 교사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교육파견공무원으로 현장의 경험을 이론과 연결하여 담당업무를 발전시키는 일은 이미 다가온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더욱 활성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학도로 학문을 탐구하는 것이 지금은 어렵지만 이번 학기가 끝나면 훨씬 나아질 거라는 명확한 믿음과 함께 이번 파견 기회 통해 내 인생에 유의미한 답을 찾도록 최선을 다해보고자 한다.



시작은 끝을 만들어 내고 결국,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고된 과정을 거쳐 한 차원 더 성장한 교육학 석사가 되어 다시 졸업생 기고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선 기고문(설렘)에서 주장했던 "현장의 경험을 이론과 연결하여 담당업무를 발전시키는 일"을 통해 2024년 상반기에는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의 적극행정 최우수 공무원으로 선발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 다시 설레고 있습니다.


그동안 계획하고 있던 박사과정 진학의 꿈을 지난 직원 소통의 날 방문했던 식당에서 확정했기 때문입니다.

직원 소통의 날(2024. 12. 10.) 방문한 평창 황태회관


평창 황태회관에서 만났던 분은 파격적인 헤어스타일로 황태구이를 써빙하셨던 김순열(73세) 사장님, 그분은 보라색 머리의 이유를 여쭸던 동료직원에게 "학생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산다"라고 말씀하시며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고, 석사학위에 이어 최근에 박사학위를 받으셨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70대의 나이에 박사학위? 직장에 복귀해서 바로 그분의 논문을 찾았습니다. RISS를 통한 논문검색 결과, 스타일이 젊은 어르신은 69세에 석사, 71세에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은 논문 주제처럼 지역애착이 강한 분이며, 식당 벽면에 게시되었던 황태까스, 황태버거 등의 특허 출원의 증거들은 그분이 남긴 열정의 조각들이었습니다.


그분의 인생 여정은 나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다시 한번 "늦은 때는 없다."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당신의 앞에 어떤 문이 있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밀어젖히세요. 나아갈 때 비로소 길이 생기고, 설렘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빠른 출발점입니다.


https://www.kocis.go.kr/koreanet/view.do?seq=7655

[국제문화 홍보정책실-코리아넷 뉴스]


김순열. "강원지역 음식관광 관여도가 지역애착도와 관광행동의도에 미치는 영향." 국내석사학위논문 가톨릭관동대학교, 2020. 강원특별자치도


김순열. "강원지역 음식관광 선택속성이 지역애착과 관광행동의도에 미치는 영향." 국내박사학위논문 가톨릭관동대학교 일반대학원, 2022. 강원특별자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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