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서 방향을 찾다
이정표 없는 갈림길
더 나은 길을 고민하며
잔뜩 움츠린 몸
머리가 땅에 붙는다
극단의 상황을 떠올리며
한 걸음 내디딜 때
다가온 낯선 풍경
시련(試鍊)은 신의 축복
뜻밖의 지름길로
다른 세상을 안내한다
지역교육청에서 중장기 학생 배치 계획을 검토하다 보면 다양한 고민과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해마다 거듭되는 특정 학교에 대한 선호와 기피 현상, 구도심 공동화, 신도시의 학생 과밀 문제는 교육청 담당자에게 무거운 과제로 다가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단성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의 틀을 깨는 일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닙니다.
인구 감소와 남녀공학 선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단성학교는 학생 모집에서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화된 교육과정과 전통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려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근거리 학교 선호와 남녀공학 지지가 높아지는 사회적 흐름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단성학교의 강점으로 자주 언급되는 성별에 따른 학력 격차 문제는 다수의 연구에서 근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남녀공학에서는 동기부여와 협력 학습이 활발히 이루어지며, 성별이나 학교 유형이 학습자의 학업 성취와 정의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결론을 제시합니다(이혜영, 2011).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학생의 통학 여건 개선과 학교 선택권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우리는 단성중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이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충족하고, 공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믿고 적극적으로 남녀공학을 추진하였고, 이에 더해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중입 배정 방식을 과감하게 개선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팀원이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는 성과도 얻었습니다. 이는 중학교 입학 제도 개선과 같은 실질적 변화를 통해 공교육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인 결과이므로 팀장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교육수요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균형 있는 교육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결국 "모든 학생이 공정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참고문헌] 이혜영. "남녀공학고의 단성고 전환 타당성 분석 연구(CR2011-40)."-- (2011)
※ 아래는 지역신문 기고문입니다.
https://www.wonju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1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