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잊힌 이야기
신나게 돌아갔을 바람개비와
음료가 남겨진 페트병은
천진난만 아이들의 꿈
색색의 빨대와 함께
가지런히 비워진 투명컵은
사랑으로 채울 연인의 미래
구석에 모여있는 꽁초들과
밟혀 찌그러진 커피캔은
고단한 사람들의 희망이다
잊혀져 나뒹구는 서사들이
재료가 아쉬운 글쟁이에게
새로운 단초를 만들어 주니
나는 흩어진 이야기들을
분리수거장으로 옮겨
이야기의 환생을 도울 수밖에
아침 운동의 시작은 5년 전이다. 새롭게 꾸며진 도시에서의 삶은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렘으로 다가왔다. 눈을 뜨면 커다란 창을 통해 들어오는 매일의 풍경은 계절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나를 이끌어 삶의 여유를 채워주었다.
여유라는 것은 무언가를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아름다운 도시의 산책로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의 잔재들은 그들의 삶에 대해 속속들이 이야기한다. 그리고 '버려진 것이 아니라 잊혀진 것'이라고 누구도 들을 수 없게 나지막이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