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실시간 임신일기#4

본게임으로 슬슬 들어갈시간인가.

by 지켜보는사람


01. 병원선정


와이프가 임신하고나서 나도 어떤 병원이 좋을지 임신했을땐 어떻게 해야할지 검색을 해봤다. 그렇게 몇번검색하고나니 나의 SNS나 유튜브 알고리즘에 나는 이미 임산부였다.

쇼츠를 휙휙 넘기면 5개중 2개꼴로 나에게 임산부는 이렇게 하세요 임산부는 저렇게하세요 등등 수많은 정보 들이 주구장장나왔다. 뭐이리 할게 많노.. 두야..

그중에 병원선택에 관한것도 있었는데 와이프와 이야기하고 딱 2곳을 선정했다.

첫번째는 빠르게 갈수있는 병원. 집과 가장 가까운 분만병원을 선택했다. 언제 어디서 어떤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빠르게 갈수있는 병원을 뚫어두고 두번째는 메인으로 갈 병원을 선택해야했다.

메인으로 선택할 병원을 고민해야했는데, 뭐이것저것 봐야할게많긴했지만 나와 와이프의 고민은 그리 길지않았다. 아니 단번에 끝냈다.

바로 얼마전, 2025년 10월에 태어난 조카를 낳은 집안 서열2위 친누나를 수술한 병원에서 하기로결정했다.

누나는 나이가 나이인지라 고위험산모에 속했고 그런 고위험산모를 아기 산모 둘다 건강하게 잘 퇴원시켜준 병원이니 고민할필요가 없었다.







02. 첫 느낌


산부인과.


와이프가 임신하고 처음 산부인과라는곳을 가보았다. 아무래도 살면서 산부인과를 가볼일이 없었기에 내심 긴장을 하고 갔었다.

누나를 수술해준 의사를 만나려면 예약을 했어야했다. 2주조금 안되게 기다려서 도착한 병원은 본관과 신관이 나누어져있는 13층 건물이였다. 그중 산부인과는 3층이였고 와이프와 엘레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다. 3층 엘레베이터 문이열리고 펼쳐진 산부인과 내부는 많은 간호사들과 산모 그리고 같이온 남편들이 진료를 기다리고있었다. 우리역시 간호사에게 말을하고난뒤 빈자리에 착석했고 얼마지나지않아 와이프를 불렀다.

와이프가 들어가고난 얼마뒤 간호가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 보호자님 들어오세요 "


간호사와 눈이 마주쳤고 나를 보고 말했지만 난 아무생각없이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리곤 간호사가 내눈을 다시 보면서 말했고 그때 번뜩 정신이들었고 대답하면서 진료실로 들어갔다.


" 네?? 아. 네네 ! "


그렇다. 난 이제 홀몸이 아니였다. 물론 결혼할때도 느끼긴했지만 산부인과에서 직접적으로 간호사가 나에게 '보호자' 라는 단어를 써서 부르니 뭔가 단전에서부터 책임감이라는게 스믈스믈 올라왔다. 아직 9주차이긴하지만 태어난다면 난 아빠가되는거고 그리고 와이프의 보호자가 되었다. 살면서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드라마등등 수많은 매체속의 아버지들을 보았다. 그리고 아버지들이 가족을 위해 쉬운길을 놔두고 스스로 어려운길을 선택하거나 돌아올수없는길을 가는것을보고 대단하다고 느겼지만 그리 크게 와닿진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T의 성향을 가지고있고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기때문에 와이프와 보고있다가도 항상말했다.


"저렇게 해선 안돼. 쉬운길이 있는데 왜 저런 선택을 하는지 답답하다. 살사람은 살아야지 "


라고 말을하곤했다.

항상 차가운척 냉정한척 상황을 바라보면서 수많은 매체속 아버지들의 캐릭터들을 보며 갑갑해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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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병하네 '


그랬다. 그때당시 나에게 딱 맞는 표현의 문장이다. T건 지랄이건 염병도 이런염병이없다.

아직 나는 아버지가 되지도않았지만 조금은 아주 미세하게는 알거같다. 매체속 아버지들 캐릭터들이 왜 그런 미련한 판단을 한건지. 그들이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

주변사람들이 결혼도했고 이제 홀몸이아니니 책임감을 가지라고한다.좋은 조언들이다. 그 조언을 새기고 나역시 책임감을 가지고 와이프랑 즐겁게 살고있었다. 하지만 산부인과에서 간호사가 내눈을 마주치며 말한


" 보호자님 들어오세요 "


이 한마디는 그어떤 조언보다 나에게 깊은 무게감을 심어주었다.


그렇게 들어간 진료실엔 누나의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앉아있었다.


테가없는 네모난안경뒤로 보이는 작은눈은 세포하나하나를 꿰뚫어볼것같고 조금은 피곤한듯 내려와있는 얇은 다크써클 그리고 정리한것같지만 정리되지않고 자유분방하게 흩어져있는 가르마 냉정해보이는 이미지완달리 차분하고 앳지있게 웃고있는 입.

누가봐도 의...의사의 상이다 !


냉랭해보이는 이미지완 별개로 친절하게 진료를 봐주셨다. 와이프는 밥을 많이먹었는지 체한거같다고 방법이없는지 물어보았고 의사는 오른손으로 오른쪽 안경다리를 엄지와검지로 잡고 스윽올리며 말했다.


" 참는 수밖에 방법이없습니다. "


그랬다. 와이프는 현재 산모. 참는것말곤 딱히 방법이없긴했다. 그리곤 2주뒤 예약을 잡고 병원을 나섰다. 집으로 돌아온후에 와이프는 지쳤는지 잠에 들었고 나는 조용히 컴퓨터앞에앉아서 산후조리원을 찾아보았다.

이미 내 알고리즘은 온통 임신관련 주제로 도배가되었기에 산후조리원에대해서도 계속 떴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말은 산후조리원은 최대한 빨리 예약하는것이 좋다고말했다.

그래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산후조리원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난 왼손으로 입을 막을수밖에없었다.


보통 산후조리원은 2주를 기본으로한다고한다. 그리고 그 비용은 480만원 거진 500만원돈이였다. 물론 조리원에따라 가격대는 달라지겠지만 우리가 메인으로 다닐 병원의 산후조리원 비용은 500만원이였다.



망함.PNG




하지만. 난이미 친구들과 먼저 아버지가된 인터넷속 수많은 아버지들에게 들었다.



'산후조리원에 있을때가 행복한거야. 산후조리원이라는건 이제 니들 존나 빡실거니깐 쉬고 몸조리 잘해서 개고생하라고 쉬어가는 코너같은거라고'


'게임으로 치면 안전한곳에서 태아마스터들이 부인과 남편에게 2주동안 힐과 함께아기를 위한 필수스킬을 가르쳐주는곳임 '


' 닥치고 산후조리원 GO '


그랬다. 난 이미 교육이되어있었고 산후조리비용은 따로 쟁겨두었다. 다만.. 생각보다 더 비싸서 좀 놀랐을뿐..


조용히 컴퓨터를 끄고 안방으로 조용히 들어가니 병원갔다오느라 몸이 피곤했는지 와이프는 시원하게 자고있었다. 음.. 새근새근 자고있지않았다 아주 대자로 시원하게자고있었다. 하루종일 체한거같고 니글거린다고 했는데 잘자고있는걸 보니 그래도 안심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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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굵직하게 많이나간다.

편의점하는 친구놈한테 파트타임이라도 시켜달라고해야하나... 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밖으로보이는 창문밖으로 보이는 석양은 아름답기만하다.





석양.PNG




이제 다음주가되면 10주차다.

슬슬 인생 본게임이 시작되려한다. 좋았어.


-Fin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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