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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그 소리가 들릴 수도?

온다 온다 온다

by 지켜보는사람

아직도 나는 한 번씩 잡고 귀를 대어 본다.




1996년.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겁이 참으로 많았다. 그러다 보니 누나를 많이 따랐었고 어딜 가든 누나 역시 내 손을 잡고 데리고 다니곤 했다.

누나는 보드게임을 좋아했었고 보드게임이란 것이 혼자 하는 게 아닌 같이할 사람이 있어야 하다 보니 누나를 껌딱지마냥 따라다니던 어렸던 나는 자연스럽게 보드게임을 같이하게 되었다.

그때 했던 것이 부루마블이었다.

부루마블.PNG



나는 누나와 함께 하는 보드게임이 아주 즐거웠었다. 그러던 와중 누나가 극장에서 니가 흥미 있어할 만한 재미있는 게 개봉했다고 말하며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보러 들어갔고 그 영화로 인해 지나가는 문방구마다 모든 보드게임에 귀를 갔다 대고 혹시 모를 '그' 소리가 나는지 눈을 감고 들어 보게 만들고 어린 나를 집착하게 만들어준 그 영화.







쥬만지.PNG
쥬만지








글을 적기 전에 나는 영화던 애니던 만화던 다시 한번 더 보고 게임이면 다시 한번 더 해본다. 어릴 적 좋았던 기억과 지금 와서 보는 느낌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 다시 본 쥬만지는 나의 1시간 40분을 순식간에 가져갔다.


대략적인 쥬만지 스토리의 시대적 배경은 1970년대 미국의 한 동네 부잣집아들인 주인공 '앨런패리시'

는 아주 전형적으로 겁 많은 청소년으로 나온다. 그는 괴롭힘을 피해 아버지가 운영하는 신발공장으로 찾아가지만 아버지는 맞서 싸워서 이겨내라고 할 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 이에 화가 난 주인공 앨런은 공장을 나와서 어떤 공사장을 돌아다닌다.

공사장을 돌아다니던 앨런은 이상한 북소리에 이끌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가게 되고 그 소리가 나는 곳에 나무로 만들어진 보드게임 '쥬만지'를 발견하고 집으로 가져가게 된다.



쥬만지보드.PNG


집에서 쥬만지를 펴보려는 찰나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들어오시게 되고 호다닥 쥬만지를 숨기고난 후 그 잠깐을 못 이기고 또다시 아버지와 앨런은 갈등을 빚게 된다.

욱한 마음에 가출을 결심하고 대문을 박차고 나가려는 찰나에 대문 앞에 그의 여자친구인 '세라위틀'이 물건을 돌려주기 위해 나타나게 된다. 부러운 녀석

그녀를 뒤로하고 다시 가출을 감행하려는 순간 또다시 북소리가 들려온다.

이 북소리는 여자친구인 세라귀에도 들렸고 쥬만지의 행방이 다시 생각이난 앨런은 숨겨둔 쥬만지를 꺼내게 되고 둘은 호기심에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쥬만지보드게임은 주사위를 굴리게 되면 보드중앙구슬에서 어떤 문장이 나오게 되고 그 문장에 걸맞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게 된다.

앨런에 의해 주사위는 굴려졌고 영화 쥬만지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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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의.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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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틴던스트.PNG



쥬만지엔 그리운 배우인 로빈윌리엄스 그리고 스파이더맨의 커스틴던스트의 어린 시절을 쥬만지를 통해 볼 수 있다.


1996년대 영화로써 오래됐다면 굉장히 오래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보면 약간의 이질감은 있지만 보는 데에 문제 될 건 전혀 없었다. '그때당시'에 어린눈으로봤던 쥬만지는 실제동물들인가 싶을 정도로 정교했다.

한턴한턴 찾아오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고 게임을 마무리하기까지 달려 나가는 러닝타임동안 완급조절이 음... 있었던가? 그냥 냅다 달린 거 같기도 하다. 여하튼 보는 동안 지루함은 없었다.

쥬만지도 딱 그런 부류다.

채널 돌리다가 나오면 홀린 듯 멈추게 만들어서 결국 끝까지 보게 만드는 그런 영화. 하지만 요즘은 'OTT'로 대부분의 영화나 컨텐츠들을 보기에 그런 일이 많이 없겠지만 넷플릭스를 포함해서 많은 플랫폼에서 쥬만지를 볼 수 있으니 안 봤다면 재미 삼아 봐 본다면 킬링타임용으론 상당히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해 본다.



쥬만지는 전체연령가로 가족오락 영화다. 이후 시리즈도 있긴 하지만 많은 시리즈 영화가 그렇듯 항상 1편이 가장 재미있다. 쥬만지 역시 마찬가지로 1편이 가장 재미있었던 거 같다. 물론 후속작 쥬만지도 영화관에 가서 봤고 아주 즐겁게 봤던 기억이 있다. 96년도엔 보드게임이었다면 후속작 쥬만지는 게임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드웨인존슨, 잭블랙이 나오는데 후속작 역시 영화관에서 보고 돈 아깝다는 생각은 뭐 크게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 사람마다 사바사 케바케 피플바이피플이니 뭐.. 유치할 수도..

하지만 쥬만지 1은 지금 와서 다시 봤지만 유치하단 느낌은 딱히 받질 못했다. 능청스럽고 특유의 따뜻함을 가진 로빈윌리엄스의 익살맞은 연기로 인해 유치함이 묻혔을 수도 있겠지만 뭐 어때 난 정말 재미있었다고.


쥬만지영화를 볼 때 쥬만지가 근처에 있으면 특유의 북소리가 나는데 당시에 나는 한동안 문방구던 공사장이던 그 근처에서 북소리가 나는지 조용히 귀를 기울여보곤 했다. 왜 다들 그 나 이땐 그러잖아. 왠지 나는 특별할 거 같고 특별한 일이 나에게 일어날 것만 같은 그린 느낌적인 느낌을 다들 받지 않는가. 선택받은 용사처럼.

혹시아나?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당신 근처에서 북소리가 날지.





영화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하나다. 가족의 소중함



이런 가족의 소중함을 로빈윌리엄스식의 연기로 담백하게 풀어준다. 아, 막 절절하고 애틋한 그런 신파는 절대 아니고 가벼운 가족영화니 부담 없이 보면 되겠다.

뭐, 지금은 볼 수 없는 로빈윌리엄스를 본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감상에 젖을 순 있겠지만..

사실 그것 외에도 다른 메시지를 던져줬는데 내가 못 알아챈 것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렇게 분석하고 보는 건 또 내 취향이 아닌지라 대놓고 던져주는 메시지를 덥석 물고 영화를 감상할 뿐이다.



그나저나 책의 제목은 사심 가득한 영화게임애니 리뷰인데 리뷰라기보단 모든 글이 그냥 감상평인 거 같다.


"그걸 이제 알았니?"


에헴. 흠.. 쉿. 흠흠..

제목을 바꿔야겠다 사심 가득한 영화게임애니의 감상평으로... 쩝..


어쨌든!!!


자녀가 있다면 자녀와 함께 없다면 없는 데로 야식 같은 거 하나시켜두고 쨥쨥거리면서 본다면 상당히 재미있게 보고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둥둥둥둥! 두두두두두둥!







https://youtu.be/eTjDsENDZ6s?si=Nn_nUiOZuqFKMtOw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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