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네 쉽지 않아.

그의 여정

by 지켜보는사람

'다 가져가라'



2025년. 두 생명이 태어났다.

친누나의 아이, 그리고 친한 내 친구의 아이.


누나는 아기를 놓기 전 7월달즘 우리에게 말했다.


"야, 내년에 무조건 아기 가져라 그렇게 한다면 지금 내 아기에 쏟고 있는 모든 물건을 너에게 하사하도록 하지 "


또 한 번은 친구부부와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는데 친구부부는 나에게 말했다.


"야, 내년에 아기 가져라. 그리고 우리 물건 다 가져가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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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는 길 차 안에서 곰곰이 생각하던 경아는 별안간 고개를 운전석 쪽으로 휙 돌리더니 결연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오빠. 우리 지금이 타이밍인 거 같다."


" 그렇지? "


" 그렇지. "







경아나 나나 연애 때는 아기 가지지 말자였다가 결혼 후에는 아기가 생긴다면 생기는 대로 안 생기면 안 생기는 대로 살자 에서 이젠 더 늦기 전에 당장 가지자 로 바뀌었다. 그리고 이런 결정에 누나와 아기 내 친구와 그 아기들의 소중함과 귀여움이 한몫했고 거기다 물건까지 싹 준다고 하니 아주 그냥 기름을 부어버리고 불까지 친히 붙여주었다.



"후후후... 내년 초를 타이밍으로 아기를 가져보자고! 내가 또 결심이 힘들 뿐 마음만 먹으면 바로 파바박! 알쥐? ."


경아를 보며 자신에 찬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 더 붙였다.


"우리 자기 다음 달부터 마법안 걸릴 거니까 마음의준비하라구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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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이 지났다. 나름 노력했다. 하지만 매달 경아는 마법사가 되었고 나를 향해 웃어주었다.






힘내. 풉..




나는 쉬울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난자까지 도달하는 내길은 험난하기만 했고 결국은 가는 도중에 나는 매번 집에 문조차 두드리지 못하고 낙오하고야 말았다.

도대체 무슨 자신감이었던 건지. 왜 나는 당장 임신이 될 거라 생각했던 거지.

수억 마리의 정자중에 난자에 들어가서 착상하는 아이는 단 한 마리. 수억 분의 1의 확률을 뚫어야 하는데 왜 나는 이걸 가볍게 보고 있었던 거지. 갑자기 자신감이 급격하게 사라졌다. 그래,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라는 것은 이토록 어려운 것인데 왜 가볍게 보고 있었을까. 자녀를 가지고 있는 모든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다시금 리스펙 한다.


하지만 고작 3달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아기를 가지기 위해서 주변에서 왜 노력을 해라고 하는지 이해했다. 물론 단번에 확률을 뚫고 성공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그런 정자가 아니라는 걸 3달 만에 깨달았고 노력이라는 것을 해보려고 한다.

주기를 체크하고 배란일인 집이 지어지는 날을 기록했다. 그리고 완공되기 이틀 전부터 마음을 다잡고 몸을 경건하게 하여 융. 단. 폭. 격 을 떨어뜨려야 한다.

나와 내 세포들은 비장한마음으로 사열을 했다. 세포들은 손에 손을 잡고 서로 고개를 끄덕 이 고난 후 신호와 함께 출발한다! 이중 단 하나의 세포만이 드림하우스에 들어가서 위대한 탄생의 초석이 되리라!!!!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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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마리의 세포는 드림하우스로 가기 위해 맹렬하게 돌격했다. 그들 중 가장 선봉에 서있던 나는 바로 앞에서 쏟아지는 산성비를 목격했다. 이걸 맞는다면 나는 분명 죽는다.

피하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려 보지만 마땅히 피할 수 있는 건 없었고 주위의 수많은 세포들은 나완 다르게 용기 있게 산성비를 돌파하며 돌격해 나갔다. 하지만 나는 아직 죽을 수 없다.

무서운 나머지 나아가지 못하고 주춤거렸고 결국 내 앞으로 뛰쳐나가는 동료들은 산성비에 맞아서 하나둘 산화되고 있었다.

뒤로 도망가기 위해 뒷걸음질을 쳐보았으나 뒤로 갈수록 숨을 쉴 수 없었고 결국 나는 그들을 방패 삼아 산성비를 피하며 숨을 쉴 수 있는 곳으로 달려 나갔다. 그래도 이 산성비를 피한다면 분명 좋은 곳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수많은 동료를 방패 삼아 30분 정도 달려 나갔다. 쏟아지던 산성비가 잦아들고 이내 멈추었고 그곳엔 커다란 입구가 있었고 입구 양쪽으로는 큰 대문이 활짤 열려있었다.

살아남은 수많은 세포들은 안도했고 나는 세포들과 함께 마음을 다잡고 입구로 걸어 들어갔다.

그 길이 쉽지는 않았다. 바닥은 다소 미끌거렸고 우리를 움직이게 할 수 없는 끈적끈적한 것들이 끊임없이 우리 위에서 쏟아부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뭐 좀 미끌거리긴 하지만 끈적한 것들을 맞을 때마다 기분이 나쁘다기보단 적당한 온도로 나를 감싸고 있었고 너무 편안한 나머지 아늑한 기분마저들었다. 그냥 이대로 누워서 잠들어도 좋을것만 같은생각에 잠깐 쉬어가볼까 생각을 하고 벽에 기대었다.

그순간 주저앉으려는 내 멱살을 누군가가 잡고 강제로 일으켰다. 그리고선 정신차리라는듯이 나에게 외치며 강제로 나를 데리고나갔다.

내주위엔 나와함께 한 수많은 세포들이 평온하게 눈을감고 바닥에 누워 자고있었다. 그들을 깨워보았지만 좋은꿈을 꾸는지 일어나지않았다.

하지만 자고있는 세포들만 있는건아니였고 내뒤로 수많은 세포들이 비장한 얼굴을 한채 유혹을 뿌리치고 앞으로 걸어나가고있었다. 내멱살을 잡고일으킨 세포역시 내손을 잡고있었고 나역시 그 세포손을잡고 한걸음한걸음 이겨내며 걸어나갔다.

조금 걸어갔을까 눈앞에 거대한 입구가 두개보였다. 갈림길인듯하다. 나를 포함해 수많은 세포들은 멈춰섰고 어디로 향해야할지 고민하고있었다.




고민하고있던 찰나에 수많은 세포들은 오른쪽으로 향했다.

많은 세포들이 오른쪽으로 가고있으니 나역시 오른쪽으로 가는걸 선택해본다. 그렇게 몸을 돌려 오른쪽으로 가는순간 내손을잡고있던 세포는 왼쪽으로 나를 강제로 끌고갔다.

하지만 저항하고싶진않았다. 무슨이유인진 모르겠지만 그세포를 따라가고싶어졌다. 다만한가지 나를 데리고가는 그세포는 매우 절박한 표정이였다.

그렇게 40분정도 걸었나.. 앞에 거대하고아름다운 동그란 구슬이 보였다. 그구슬은 엄청나게 하얀 빛을 뿜어내고있었고 주변을 둘러보니 처음에 출발했던 수많은 세포들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고 몇몇의 세포들만이 구슬앞에서 홀린듯 쳐다보고있었다.나역시 그안으로 들어가려고 다가갔다. 그러자 내손을 꽉잡고있던 그세포는 손을 풀고 작별인사라도 하는듯 있는힘껏 구슬쪽으로 내등을 밀어주었다.

내몸은 가벼웠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구슬외벽은 매우 컸고 내힘으로 뚫기엔 엿부족이였다. 본능적으로 알수있었다. 나에겐 그리 시간이 많지않았다. 만약 최대한 빠른 루트로 체력을 비축한상태로 여기에 도착했다면 무난하게 뚫을수있을거같았다. 하지만 나는 체력이없었고 이제 결정을 해야한다. 이대로 뚫어보느냐 아니면 나중에 다시오게될 나를위해 조용한곳에 몸을 숨겼다가 길잡이를 해주고 사라질것인가..

그래, 이벽을 뚫기위해선 앞에서 체력을 빼기전의 강했던 나를 데리고 와야한다.그렇다면 돌아가자.

구슬앞에서 몸을 뒤로 돌려 다시 처음 시작했던곳으로 돌아가기시작했다. 그순간 뒤에있던 구슬은 굉음을 내며 무너져내렸다. 무너지면서 잠들어있던 수많은 세포들이 구슬의 잔해와함께 쓸려내려갔다. 나는 같이 쓸려내려가지 않기위해 필사적으로 버텼다. 얼마나 버텼을까. 별안간 공간이 쥐죽은듯이 조용해지더니 무너져내린 장소에 다시 새로운 구슬이 빠르게 재건축되고있었다. 빨리 뛰쳐나가서 새롭게 들어올 나를 찾아야한다. 그리고선 온전하게 나를 데리고 여기까지 와야한다. 절박했다. 나를 데리고왔던 그세포보다 더 앞으로나가서 또다른 나를 데리고와야한다. 만약 내가 데리고온 또다른 내가 저 벽을 뚫고 구슬안으로 들어간다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할것이다.

등뒤로 구슬은 내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찬란하게 빛나고있다.





" 오빠 !!!! "



" 어??"


" 뭔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멍하니 누워서 천장을 쳐다보고있노 ? "


"응? 응.. 아무것도아니야."


나는 조용히 일어나서 물한잔마시러 거실로 걸어나갔다.


쉽지않네 쉽지않아...


'아직 3달밖에안됬다. 좀더 노력해서 위대한탄생을 이뤄보자 그리고 목적을 이루지못하고 쓰러져간 수많은 나의 분신들을 위해 치얼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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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빤스만입고 거실에서 똥폼잡고있지말고 옷이나입어"


"어.. 응 그래"




-FIN-


자녀를 계획중인 모든 부부들에게 위대한탄생을 기원해본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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