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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OH Sep 16. 2024

7. 결국, 공부란 무엇인가?

 여러분, 공부란 무엇일까요? 저는 공부란 널려 있는 지식이나 정보를 체계화하는 방법을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봐 온 것은 공부 중에서도 “시험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여러 번 말했다시피 “시험공부”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자격을 따기 위한 시험공부라면 “붙는데”에, 성적을 올리기 위한 시험공부라면 “높은 점수를 따는데”에 그 목적이 있을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그 목적을 달성할까요? 다음 네 가지 원칙을 기억하여야 합니다(이 원칙들을 설명해 나감에 있어 앞서 살펴본 내용과 중복되는 점도 많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첫째, 시험공부에 관계되는 내용들을 이해하고 정리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과목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기준을 세워 categorization(범주화, 체계화)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둘째, 부분을 공부하면서 전체를 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보통 문제집은 (어려운 민법 과목이든, 중학교 문법이든) 단원별로 내용을 알려주고, 바로 해당 단원에 해당하는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가령 국어 문법 교재가 ‘단어’가 무엇인지 요약정리 → 단순 문제로 확인 → 단어에 관한 기출문제 확인을 하는 방식이지요. 영어 문법 교재라면 ‘동명사’에 대한 설명 → 동명사 이해도 확인 → 동명사에 관한 기출문제 확인의 방식입니다(이 책을 처음 썼을 때 한참 아이가 국어 문법을 배우던 때라 저도 자꾸 국어 문법으로 예를 들게 되네요. 하하).     


 그런데 이와 같은 공부 방법은 수험생이 당연히 확인 문제나 기출문제가 해당 단원에 관한 내용을 물어보는 것임을 알고 푼다는 데 그 한계가 있습니다. 국어 문법의 경우 형태소 단원에서는 형태소 문제가, 영어 문법의 경우 동명사 단원에서는 동명사 문제가 나오는 것을 미리 아는 것이지요. 문제는 정작 자격시험이나 수학능력과 같은 시험에서는 문제가 형태소를 물어보는 것인지, 문장 성분을 물어보는지를 모른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도대체 무엇을 물어보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멈춰 서서 전체를 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형태소를 배우고 나서 이것이 문장의 어느 부분을 말하고 있는지 정리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공부하면서 차례를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차례”는 그 책의 지도(MAP)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무슨 공부를 해가든 단원별로 공부를 해 가면서 해당 단원이 끝나면, ‘아 나는 전체 책에서 어디쯤 와 있구나’라고 확인하는 습관을 반드시 들여야 합니다. 이 첫 번째에서 두 번째의 과정을 해 나가는 것이 앞서 우리가 본 배경음악으로 동영상 강의를 듣고, 다음 형광펜을 칠해 나가거나 키워드를 직접 쳐가면서 내용을 숙지하는 것입니다. 


  셋째, 개념과 내용을 이해하고 나면, 시험에서 이러한 개념이나 내용이 어떻게 문제화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시험”의 목적은 수험생이 해당 지식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이 책을 쓰기 예를 들어 봅시다. 형태소는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형태소가 어떻게 문제화될까요? 가장 간단한 문제는 이렇습니다; 


 위 문제는 가장 기초적인 문제입니다. 먼저, 무엇을 물어보고 있는지 문제가 바로 알려줍니다(형태소를 아느냐?). 그러고는 형태소의 개념을 그대로 선지로 쓰고 있습니다. 수험생은 고민할 필요가 없지요. 다만 아쉽게도 이러한 문제는 정작 시험에 나오지 않습니다. 다음 문제를 봅시다.

 위 문제는 앞선 문제와 다릅니다. 


 먼저 수험생은 ㉠-㉢에 나오는 것들이 형태소와 단어의 차이점을 알아야 하고, 나아가 형태소의 종류와 그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즉, 이 문제는 수험생에게 ① 주어진 문장에서 형태소와 단어를 구별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고, ② 찾아낸 형태소를 유형별로 나눌 수 있는지를 물어보고 – 구체적으로는 실질형태소인지, 형식형태소인지, 자립형태소인지, 의존형태소인지 -, ③ 유형별로 나뉜 형태소의 특징을 아는지를 물어봅니다.      


 어떤 단원의 내용을 배웠다고 해도 바로 문제를 풀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처음 본 수준으로 ‘형태소란 무엇 무엇이다’라고 개념을 이해하였다고 해도, 실제로 문장에서 형태소를 찾아내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험생은 자신이 배운 내용이 어떻게 문제화되는지를 익혀야 합니다. 문제집을 많이 풀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하나를 풀더라도, ‘아, 내가 형태소를 배웠는데, 형태소는 이런 것을 말하는구나, 그런데 이 형태소 관련 문제는 이런 식으로 나오는구나’라고 체득하는 것입니다.     


 넷째, 실전입니다. 이 실전 단계에서는 꼭 기출문제를 풀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수학능력시험이든 자격증 시험이든 기출문제는 “엄선된 사람들이 만든 엄선된 문제들”입니다. 진짜 시험에 나온 문제들이지요. 이러한 기출문제를 풀 때에는 정말 시험을 보는 것처럼 시간을 정해서 시험처럼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 채점을 하면서 자신이 틀린 부분을 찾아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세 번째에서 네 번째의 과정을 해 나가는 것이 앞서 우리가 본 문제 풀이를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시간제한을 두지 말고 문제를 풀어나가고, 어느 정도 단계에 올라섰을 때에는 기출문제를 실전처럼 풀어보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오답 노트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수험생들이 오답 노트를 만들어서 공부하는데, 그 방식은 자신이 틀린 문제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너무 빨리” 오답 노트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아직 자신의 이해가 설익은 상태에서는 당연히 오답이 많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오답 노트를 만들려면 그 양도 방대하고, 이렇게 많이 틀리는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기 시작하지요(‘나는 역시 바보였어’).


 오답 노트는 공부해 가는 맨 마지막 단계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이제는 진짜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실수가 여러 번 반복된다거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을 가려내는 것이 오답 노트이지, 자신이 틀린 문제를 정리하는 게 오답 노트가 아닙니다. 그래서 오답 노트는 양이 많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이 오답 노트는 자신의 이해를 바로 잡는 데 있기 때문에 ‘예쁘고 보기 좋게’ 만드는데 사로잡히면 안 됩니다.     


 지금까지 여러 자격증과 이를 따기 위한 공부 방법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손에 드셨는지 각자 상황이 다르겠지만 모쪼록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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