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분, 면접비 환불 해드리세요!】
☞ 제가 처음 저희 아이의 영어 교육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때에도 청*어학원이라던가 하는 유명한 영어학원을 보내기 위해서는 미리 학원에 레벨 테스트 예약 신청을 해야 했습니다. 레벨 테스트를 보는 비용도 발생하고요. 제가 아이를 보내려고 했던 영어학원도 당연히 1-2주일 전 사전예약을 해야 했고, 영어면접을 통한 레벨 테스트를 하고 입반여 부를 결정해 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당연히 영어를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저는 딱 두 가지만 말해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1) ○○야, what’s your name? 하면 네 이름을 말하라고 하는 것과 2) how old are you? 하면 Nine이라고 답하라는 것이었지요.
학원에 도착하니, 엄마와 아이가 각 한 쌍씩 자리에 앉아 순서대로 각자의 레벨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저희 아이 이름이 호명되었고, 저는 “파이팅!” 하면서 애를 들여보냈지요. 그런데 한 2분이 지났을까요? 저희 아이를 데리고 갔던 원장 선생님이 “○○ 어머니?”라고 저를 찾으셨습니다. 저는 면접이 참 빨리 끝난다고 생각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지요. 그랬더니 원장 선생님께서 직원분에게 “여기 이분, 면접비 환불 해드려!”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희 아이의 수준이 도대체가 영어 레벨 테스트를 볼 수준이 아니라고 하시면서 말이지요.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좀 많이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답니다. 하하하!
그러고는 원장님은 저에게 말씀하셨어요. ○○ 어머니, 유치원 때 영어를 공부시키고, 초등학교 입학하고는 안 시키셨어요?” 그래서 저는 속으로 '유치원 때도 안 했는데 무슨 말일까' 하고 생각했었어요(나중에 알고 보니, 저희 아이는 유치원에서 '테니스, 테니스, 티, 이, 아이, 엔, 엔, 아이, 에스, 테니스'라는 노래를 배웠는데, 이게 영어라서 영어를 배웠다고 했다는군요..ㅜ,,ㅜ). 그러더니 원장님은 계속해서 말씀하셨어요.
"○○ 어머니, ○○가 영어를 잘하지는 못 합니다. 그러나 그 사실에 주눅 들어 있지도 않습니다."
이 말씀은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고 하니, 자기 나이를 Nine이라고 한 다음, 원장님께서 한번 써보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저희 아이 왈, "한국말로 쓸까요?!"
이상... 면접비 환불받은 이야기였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