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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잎의 깨달음

nv - f.n

by 해진 Haezin Oct 20. 2024

아아아, 나는 이렇게

 

떡잎은 자신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아, 나는 이제 이렇게

 

떡잎은 자신의 끝부분이 촉촉한 흙에 닿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아, 이제 나는 이렇게, 드디어 이렇게, 이렇게.

 

떡잎의 밑부분도 이제는 흙 위에 얹혀있었다.

 

죽는 건가. 나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열매를 맺지 못하고.

 

떨어진 잎은 이제 완전히 펴져 진갈색 물체 위에 있었다. 떡잎이 눈을 감으려고 하니 아직은 살아있을 강낭콩의 말이 떠올랐다.

우린 부모 같은 존재잖아, 그럼 됐지 안 그래?

떡잎은 그의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자신이 흙 속으로 묻히는 것을 느꼈다. 떡잎의 마지막 힘이 빠지기 전까지, 그는 자신이 부모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떡잎에게 남아있던 힘이란 힘은 거의 없어지고, 아직 다 빠지지 못하고 남았던 조금의 힘이 전부 빠져나가자, 그는 깨달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부모 같은 존재니까.




*강낭콩은 떡잎이 떨어진 후 그것이 거름이 돠어 본잎과 열매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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