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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시나 Sep 03. 2024

빼앗긴 글

빼앗긴 생각

 랐다. 어른이 되면 해도 되는 게 많아질 줄 알았는데 실상은 정 반대였다. 오히려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것은 그에 대한 책임이 많아진다는 걸 의미했다. 때로 그것은 엄숙하게 더 많은 제한과 조건을 요했다.


 결국, 더 자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더  갑갑해졌다. 특히 어떤 글, 어떤 생각은 더 이상 내가 하면 안 되는 것이 되었다. 그리고 어떤 말, 어떤 행동은 내게 당연한 것처럼 일상화되었다. 남들도 다 그러하니까. 나도 그렇게 되어야 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기대에 부풀어 적어두었던 모든 페이지의 글들을 송두리째 누군가에게 빼앗긴 기분이었다.


이렇게 어른이 되어도 되는 걸까.

도대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많은 방황을 했고, 아직도 천천히 길을 더듬어 가고 있다.


나의 빼앗긴 글에도 봄은 오는가.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결론 내렸다.


오지 않는다면, 찾으러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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