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멸치볶음을 만들었다. 딱딱하지 않게 적당히 볶아졌고, 단맛과 짠맛이 입안에서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 내가 만들었지만 정말 맛있었다. 둘째가 멸치볶음을 한 입 먹어보고는 이렇게 맛있는 멸치볶음은 처음이라며 어떻게 만들었는지 물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첫째가 끼어들며 “그런 건 물어보면 안 돼”라고 말렸다. 뜻밖의 반응에 둘째가 이유를 묻자 첫째는 “엄마가 요리할 때마다 맛이 다르잖아. 이건 아마도 어쩌다 잘 된 거야. 레시피도 없을걸. 그냥 맛있게 먹어!”라며 대답했다. 이 말에 다들 웃음이 빵 터졌다.
사실이었다. 내가 한 요리에는 확실히 뭔가 일정한 공식이나 정해진 레시피가 없다. 그리고 첫째의 관찰력과 재치 있는 말에 놀라웠고 감탄했다. 어쩌다 모두의 입맛을 즐겁게 한 이 멸치볶음으로 펼쳐졌던 재미있고 새로운 관점에서 말이 오갔던 그 상황이 좋았다. 첫째의 말처럼 그 이후로 지금까지 같은 맛의 멸치볶음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레시피가 없어도 어쩌다가 맛있는 멸치볶음이 만들어지듯이 요리뿐 아니라 글을 쓸 때도 ‘레시피 없는 창의적 글쓰기’가 가능하다. 그리고 그런 글쓰기는 종종 예상치 못한 멋진 결과를 가져온다. 마치 비슷한 재료를 사용하지만, 매번 다른 맛과 색깔을 내는 요리처럼 말이다.
창의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창의성은 어쩌면 고정된 레시피가 없는 상황에서 더 빛을 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정해진 방식이나 틀이 없는 상태에서 비로소 창의력은 자유롭게 피어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이건 이렇게 해야 해”라는 고정된 규칙과 방식 속에서 창의성을 잃고, 기존의 틀을 유지하려는 습관에 갇혀버린다. 이 틀은 안전하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는 방해가 된다. 그 안에서는 무언가를 반복할 뿐이지, 새로운 것을 발견하거나 창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정된 방식이 없을 때 우리는 오히려 자유로움 속에서 ‘의외의 조화’를 발견하게 된다. 정해진 레시피를 따르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재료를 섞어보고, 가감하며 맛을 조절할 때, 예상치 못한 향미와 조화를 맛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창의적 글쓰기 또한 비슷하다.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쓰다 보면, 내가 알지 못했던 생각들이 글로 표현되고, 예상치 못한 문장들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글쓰기는 글쓴이에게도 하나의 발견이 되고, 읽는 이에게도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우리가 종종 겪는 일상의 요리처럼, 창의적 글쓰기도 '실패'가 두렵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단어와 문장들이 맞물려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내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자신만의 새로운 글쓰기 방식을 발견하게 된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고유한 문제들은 단순한 레시피로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고정관념을 벗어나 유연하게 접근할 때 우리는 글쓰기를 통한 진정한 창의성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창의적 글쓰기는 늘 새로운 도전이다. 멸치볶음이 매번 다른 맛을 낼 수 있듯 글쓰기도 매번 다르다. 같은 주제를 다루어도 생각과 감정에 따라 글의 흐름은 달라지고, 결과물 또한 고유한 개성을 가진다. 창의성은 이러한 자유로움 속에서 피어난다. 그러므로 가끔은 레시피를 던져버리고, 글을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기꺼이 몸을 맡겨보자.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나만의 스타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창의성, 왜 중요한가
창의성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삶과 경험을 더 깊고 다채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매번 같은 맛을 내는 음식보다는 때로는 단맛, 때로는 짠맛이 조화롭게 배어든 음식처럼, 창의성은 글에도 깊이와 매력을 불어넣는다. 창의적 글쓰기는 읽는 이에게 신선한 충격과 새로운 이해를 선사하며, 삶의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글이 하나의 경험이 되어 읽는 이에게 다가가도록 하는 것은 창의성 덕분이다.
창의적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도 몰랐던 내면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글쓴이가 단순히 정해진 틀을 벗어나 자유롭게 글을 풀어낼 때, 글은 독창적이고 특별한 메시지를 담게 된다. 이는 글쓴이 자신의 세계를 투영하며 읽는 이와 교감하는 길을 열어준다. 창의적 글쓰기는 단순히 읽는 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글쓴이 자신을 위한 자기 탐색이자 성장의 여정이다. 창의성이 없다면 글은 그저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로 남겠지만, 창의성이 가미되면 글은 경험이 되고 예술이 된다.
음식은 단순한 배부름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 요리는 재료를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예술이자, 창의적 과정을 요하는 작업이다. 간단한 멸치볶음조차 매번 맛이 달라질 수 있듯, 창의적인 요리는 삶에 색다른 감각과 맛을 더해준다. 요리에서 창의성은 재료를 자유롭게 다루고 새로운 조화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피어난다.
매번 같은 멸치볶음을 만들지 않는 것처럼 같은 재료라도 손길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맛을 낼 수 있다. 음식에 담긴 창의성은 요리를 만드는 사람의 개성을 표현하는 한편, 먹는 사람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요리는 재료와 정성이 빚어낸 하나의 작품이고, 창의성이 없다면 음식은 그저 반복되는 일상이 될 것이다.
창의적 글쓰기와 요리의 공통된 비밀
창의적 글쓰기와 레시피 없는 멸치볶음은 결국 같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다. 글쓰기든 요리든, 그 순간의 감각과 직관을 믿고 나아가다 보면 의도치 않게 특별하고 멋진 결과물이 탄생한다. 마치 레시피 없이도 특별한 맛을 내는 멸치볶음처럼, 틀에 얽매이지 않은 창의적 글쓰기는 읽는 이에게 진정성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이 둘은 모두 순간의 영감과 감각을 통해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서로 닮아 있다.
창의적 글쓰기는 정해진 규칙이나 형식에서 벗어날 때, 자신만의 고유한 빛을 발한다. 레시피 없는 멸치볶음이 매번 다른 맛을 내듯이, 창의적인 글은 저자가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담아내기에 매번 다른 메시지와 감동을 전한다. 요리사가 오늘의 기분과 재료 상태에 따라 조미료를 더하거나 빼는 것처럼, 글쓰기도 상황과 감정에 따라 유연하게 변할 수 있다.
그렇기에 멸치볶음을 만드는 것처럼 글을 쓰는 것도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와 직관을 따라가며 시도하는 것이다. 레시피 없는 요리처럼 창의적 글쓰기는 완벽한 결과를 추구하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얻는 발견과 자유로움에 가치를 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 문장, 한 단어에 자신을 담아낼 때, 글은 단순한 문장이 아닌 진정한 예술이 된다.
창의적 글쓰기는 마치 레시피 없이도 훌륭한 멸치볶음을 만들어낸 요리사처럼 자기만의 감각과 느낌을 살려가는 예술이다. 단순히 정형화된 문장 구조를 벗어나 글쓴이 자신만의 개성과 감정을 담아낸 글은 읽는 이에게 더 큰 울림을 준다. 결국 창의적 글쓰기와 레시피 없는 요리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그 순간을 온전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자유와 직관의 힘을 보여준다.